「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둘째 계명이「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첫째 계명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선포하신(마태오22:37~39) 그리스도는 다시 이웃의 범위에 관하여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써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를 이웃으로 보고「동정을 베풀라」고 명령하셨다(루까10:25~37) 그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요구하셨다(마태오5:44) 또 사도요한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별개의 것이 아니고 同一의 차원임을 역설하고 있다.(I요한 4:20~21) 여기서 우리는 이웃사랑이 하느님 사랑과의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또 사랑해야 할 이웃의 범주는 親 와 遠近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 수 있다.
그런데 本報 지난호 보도에 의하면 이러한 이웃사랑의 좋은 본보기가 실려 있다. 그것은 서울대교구의 가좌동본당에서 전남 완도군하의 孤島자질도의 섬마을 어린이들을 서울에 수학여행 오도록 초청했다는 사실이다. 자질도의 어린이들은 그곳 국민학교 6년생 전원 20여명이고 또 그 섬의 주민 2백70여명은 모두가 신자인 것으로서 하나의 공소를 이루고 있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한편 서울의 가좌동본당(주임ㆍ김형식 신부)은 본당신부의 의도에 전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함으로써 그들의 서울나들이 계획이 이루어진 것이다. 20여명의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의 기쁨과 즐거움은 상상함에도 넉넉하고 초청본당의 기대와 흐뭇함 또한 클 것이다. 대체로 사랑은 받는 편에 즐거움과 고마움이 뒤따르지만 주는 편에는 기쁨과 보람이 더욱 큰 것이다.
이번의 가좌동본당의 쾌거는 기쁨의 부활을 맞이한 이때에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커다란 기쁜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본란을 통해 깊이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순진무구한 섬 어린이들의 환희 작약하는 모습이 서울거리의 곳곳에서 나타나기를 환영해 마지않는다.
또한 교회 안에서 얼마 전부터 도시 본당과 농촌 본당사이에 자매 결연을 맺어 서로 돕기를 하겠다는 운동들이 있어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서울의 몇개본당에서 지방의 본당이나 공소등의 성전건립 등에 큰 도움을 주는 미담들이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보다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만사에 소리만 크고 뒤가 따르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일반적 풍토를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차제에 농촌교회의 실태에 다시한번 눈을 돌려본다면 실로 여러 부면에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농촌 사목 면에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교세의 확충내지 확보에 관한 문제이다. 이는 농촌의 일반적경향인 離農현상에도 기인되는바있지만 특히 힘써 양성한 청년신자들이 도시로 취직 전출하는 비율이 현저하여 농촌에 중견적 신자층이 점차로 엷어져 감은 크게 염려되는 문제이다.
그리고 다음은 농촌교회의 재정적 운영난이 극심한 형편이다. 본당재정의 기간수입인 주일헌금의 상황을 보건대 대도시의 큰 본당은 몇십만원의 기준인데비하여 농촌의 대부분의 본당은 몇 천원의 수준을 넘지 못하는 실정만보더라도 재정난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농촌은 본당마다 많은 수의 공소를보유하고 있는 터에 그 공소들의 운영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있다.
한국의 일반경제면에서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고 우려하는 것에 못지않게 도시와 농촌사이의 교회재정의 격차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실정으로 도시사목에서의 안일감과 농촌사목에서의 의욕상실이란 괴리현상을 자아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날이 갈수록 점차 加速될 것이므로 교회당국자와 각급 신자단체들에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하겠다. 이미 수년전의 주교회의에서도 都農敎會間의 돕기 운동을 창도한바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평신도협의회의 활동도 개선된바 있었으나 모두가 三日天下의 구호에 그친 것 같다. 이번 전술한바 가좌동본당의 섬 어린이 돕기 활동은 이러한 都農敎會의 격리현상에 하나의 경종이 되었고 따라서 이를 계기로 교회는 전국적 규모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모색하며 조사연구하고 추진하는 상설기구 같은 것을 설치하여 먼저 교회안의 平準化와 共存을 도모하는 것이 교회의 먼 장래를 보아 시급한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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