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석하면 우리나라 공예계의 선구자로서 그의 발자취는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업적을 남긴 작가이다.
그는 당초 한국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동경 미술학교에서 도안을 전공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그런데 1945년 이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의 교수로서 그가 정년 될 때까지 있으면서 많은 미술 후진을 양성하고 우리나라에 올바른 공예상을 수립하는데 공헌이 많았다.
엄격히 따지면 공예가 이순석은 작가로서의 존재와 미술교육가로서의 존재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노익장의 완성한 창작의욕을 보이고 있는 이번의 석공예전에 즈음하여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공예가 이순석이 언제 어떠한 경로로 인해 돌을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금수강산에 무진장으로 존재하고 있는 돌의 아름다움에 매혹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순석이 돌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그가 한국의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이고 한국의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자연을 창조하고 설리하는 신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이순석의 돌에 대한 애정은 신의 찬미로서 끝나는 것이다.
어느덧 9회에 도달한 그의 석공예전은 그때마다 당면된 과제가 있었고 그 과제를 능력껏 처리한 기술이 뒤따랐다
돌이란 자연 속에서도 가장 생명이 길고 응결된 형제인지도 모른다. 지구의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 돌은 그의 시작서부터 존재하는 물체이다 따라서 돌의 질과 표정은 우주의 특히 지구의 역사가 아로 새겨져 있다.
그와 같은 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에 인간의 힘을 가함으로써 재창조 하는 것은 창조주인 神다음 가는 기쁨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순석의 석공예는 이와 같은 지구에 생명이 깃들어있다. 그것은 마치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이룩한 하나의 상태이다. 그것을 그는 공예의 본질에 따라서 제작하고 있다. 공예의 본질이란 아름다움과 쓸모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순석의 석공예가 석조각과 다른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공예성을 그의 작품이 충실하게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수반을 비롯하여 화기 등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그의 작품은 그가 가장 사랑하고 있는 이 조자기의 부드러움 형태감과 선의감각이 서려있다.
돌 자체가 지나고 있는 결과 질을 최고도로 살리는 그의 작품은 비록 그의 조형의 결과가 구상적이라 할지라도 그의 추상작용이 다분히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천의 여기저기에 흘어져 있거나 지하에 잠자고 있는 돌을 발견하여 그것에 다 빛을 주고 아름다움을 주고 의미를 주는 성공예가 이순석은 어느 의미에서는 하느님의 협동자이고 그의 공부를 더욱 발전시키는 충실한 작업인 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는 자기의 작업을 신의 찬미로 돌리고 또 신공이라고 부르고 있다. 생명이 없는 무기물인 돌에게 끌로 파고 다듬으면 이상하게도 생명이 부여된다. 차디찬 돌이 건만 따사로운 감각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창조자인지도 모른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벅찬 감격을 돌이라는 재료위에 표현하는 공예가 이순석은 확실히 돌의 詩人인지도 모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