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누가 나에게 기도를 가르켜 주셨나이까.
그 어떤 물질(物質)로도 그 어떤 사람으로도 채울 수 없었던 영혼(靈魂)의 빈자리를 완전한 충만(充滿)으로 눈감게 하는 기도를.
주여
이런 희열(喜悅)은 처음입니다.
이 기쁨을 잃어버리는 상실(喪失)의 범죄자(犯罪者)가 나 자신이 되지 않도록 당신이 도와주소서.
끝이 없는 기쁨.
갈수록 더 커져가는 기쁨의 샘.
기도는 살아있는 에텔 이었읍니다. 손을 뻗치면 뻗치는 대로 확장해나가는 무한정(無限定)의 세계.
기도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하늘 기도아니고서는 들을 수 없는 목소리가 있었읍니다.
당신은 나에게 귀를 주셨고 눈을 주셨고 새로운 입을 주셨읍니다.
제일로 튼튼한 하나의 육체위에 제일로 깊은 영혼을 주셨읍니다.
주여
당신은 나의 필요입니다.
모든 것을 주시지만 당신자신을 더욱 크게 갖도록 능력을 허락하옵소서.
사람을 사랑할 때 저는 말했읍니다.
「이보다 큰 기쁨은 없다.」
저는 확실한증거로서 말할 수 있었읍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희생도 고통도 감수(甘受)하리라 말했읍니다.
「이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
그러나 나는 사람 때문에 회의(懷疑)에 빠졌고 희생(犧牲)과 고통에도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으며 드디어 어느 날 그 모두를 잃었읍니다.
주여
저는 참으로 옹졸하고 교만하며 시기(猜忌)가 강한 여자였읍니다.
기도를 했읍니다.
세상에 제일로 행복한 여자는 바로 저였읍니다. 기쁜 마음위에 더 큰 행복의 감정은 없읍니다.
기도는 바로 힘의 저장고입니다. 저는 그 저장고에서 자주 힘을 꺼내옵니다.
그 힘은 잘라내어도 줄지 않는 당신의 사랑이 역사(役事)하는 힘입니다. 저는 그 힘을 먹고삽니다.
주여
이것으로 영원히 배부르는 당신의 딸로서 가까이 붙들어주소서.
저는 때로 허약하여 그 힘 외에 다른 물질과 사람을 원할 때도 있읍니다.
그 힘이 갑자기 솜사탕처럼 가벼워져 며칠을 굶주린 자가 되고 맙니다.
끝내 미움을 꺽지 못하고 죄악(罪惡)이 무성한 마음일 때도 많읍니다.
좀체로 기도가 기쁘지 않아 밤기도 아침기도를 눈만 감았다 뜰 때도 생기게 됩니다.
주여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의 등을 본 사람은 없읍니다.
언제나 당신은 괴로운 내 얼굴 앞에 손을 주시며 마주하십니다.
기도가 저의 양식(糧食)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양식(糧食)을 이웃에게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랑을 품게 하옵소서.
풍족히 주시는 기도의 기쁨을 모자라게 받게 하옵소서.
그래서 더욱 뜨겁게 간청하게 하옵소서.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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