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미국의 맥나트 신부 일행이 서강대학에서 6일간 치유의 은사에 관한 큰 집회를 열었었다. 희망자가 많아 신청이 어려웠으나 요행히 천명중의 한자리를 얻어 그분 들이 하는 일을 보고 듣고 여러 가지를 느껴 새길 수가 있었다.
처음엔 그들의 방법이 낯설고 신앙체질도 다르다 싶었으나 론의 성서에서 가져오는 점과 강력하고 전인적인 성실과 열정에 압도되어 표현할 수 없는 강명을 받았다. 차차로 알게 된 일이지만 그 신부님들은 이른바 성령지도자요 오늘의 교회주변은 나름으로 자유로이 그런 이들에 대해 찬반(贊反)의 입장을 취하고 있고 반대하는 이들의 논평 중에는 심지어<서양무당>운운에까지도 이르고 있었다. 하긴 좀 소요스럽고 격앙(激昻)되어 있어서 흉행사적이라는 지탄을 받을 이유도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로써 확신할 수 있었던 점은 저들이 전인전령(全人全靈)으로 체험하고 있고 능동적ㆍ진취적인 신앙으로 가라앉은 형제들을 일으켜 세우는 분들이었다. 힘 있는 기도、초대교회 때 같은 용맹한 믿음、자유롭고 활성적인 정신、일부 신앙인에게서 보는바 관념적이며 물고기의 피처럼 식어 차가운 피들을 몰아내고 용솟음치는 뜨거운 피로 가득 차있었다. 구체적으로 구하고 구체적으로 얻어낸다. 형제들을 위해 써야하는 치유나 위로를 그 먼저 치유와 위로의 근원이신 분에게 간구함으로써 실지로 얻어내고 그 용량도 확보 한다.
치유의 실증(實證)을 보여주었으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치유되지 못함도 사실상 드러났다. 하지만 이점 역시 탓할 일이 못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만능자(萬能者)를 인간에게서 원하지 않고 신에게만 구하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기도하는 모습은 기도 이상으로 그자신의 영혼을 나누어 주고 있다고 절감하게 했다. 인간적인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함을 피차가 확인하게 될 때 치유를 못 얻은 그 어떤 사람도 용서와 이해에 다다른다. 이런 일이야말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평화요 위인일 것이다.
맥나트 신부의 치유이론은 건강을 땅위의 선(善)이라고 보는 것이고 때문에 주님께선 구제(救濟)의 큰 비중을 병 고침에 두신다고 깊이 수긍 하는 듯 싶었다.
눈물과 향유로 예수의 발을 닦아드린 막달레나에게 있어서도 바로 그 시각、그 행위를 통해 주님이 그녀를 치유하였다고 했다. 사랑하고 싶었던 여자、그녀 영혼속의 모든 갈증과 소망을 도와주고 성취시킴으로써、말하자면 그녀로 하여 마음이 꽃피고 눈물에 씻겨 정화(淨化)되게 함으로써 복되고 깨끗한 회생(回生)을 가능케 하셨다는 얘기였다.
맥나트 신부 등이 다녀간 후 성령에 관하여 여러권의 책을 읽었으며 기도하는 집회에도 나가보았다. 다소는 저항감을 주는 요소들도 있었다. 더운 손과 더운 마음으로 형제들의 상처에 허리 굽혀 입 맞추는 저들의 근본태도에는 어째도 호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기야 성세(聖洗)때 풍성한 성령을 받았어야했는데 나의 힘이 전혀 거기에 못 미쳤었다. 행여 가능하다면 이후로나마 나도 그들 대열에 끼어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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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詩人이신 愼達子씨께서 수고해 주셨읍니다. 이번호부터는 詩人이며 淑大교수이신 金南祚씨께서 집필해 주시겠읍니다><편집자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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