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래야 너희는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주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출애굽기20ㆍ12)라는 제명을 받았고 사도 바오로는 에페소서에서 이를 해석하여『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신 계명은 약속이 붙어있는 첫째 계명 입니다 그 약속은 계명을 잘 지키는 사랑은 복을 받고 땅에서 오래 살리라는 것』이라고 하였고(6ㆍ2) 또 골로사이서에서는『자녀 된 사람들은 모든 일에 있어서 부모에게 순종하라. 그래야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3ㆍ20) 이로써 부모에 대한 자녀의 도리는 공경과 순종을 요약된다. 또 이것이 곧 동양儒敎의 효도와 같은 것이다. 유교에서는 효는 百行의 근원이라 하여 가장 큰 德目으로 삼아왔다. 특히 한국은 東邦禮儀之國이라 하여 孝奉下率의 가족제도 즉 위로 부모를 받들고 아래로 자식을 거느리는 것을 가정의 理想으로 삼아왔다. 그러던 것이 8ㆍ15해방 이후 歐美의 사상과 문화가 급격히 流入됨으로 인하여 우리의 가족제도에 일대변혁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이른바 부부중심의 核家族制가 성행하게 되어 부모 소외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20세기 후반기부터 사회는 급변하는 추세에 있고 따라서 인류의 사상과 문화에도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마당에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사이에는 그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 커다란 격차현상이 나타난 것은 또한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서 老人은 젊은이에게 不信당하여 두세대간의 對話는 단절의 상태로 줄달음쳐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상이다. 이를 개탄한 나머지 요즘 와서 한국사회의 각계각층에서 老人문제에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敬老精神과 孝道思想을 고취하는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음은 다행한일이다. 교회 안에서도 본당이나 단체들이 각종 경로잔치나 노인학교 운동을 시도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듯도 있었으나 이번 서울의 시흠본당(주임ㆍ이문주 신부)에서 시도한「할머니 정」은 참으로 좋은 착안 이었으며 또 큰 성과를 거두었음에 대해 기쁨과 경의를 표해마지 않는 바이다.
그것은 주일학교 어린이 피정에서 좋은 성과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아버지 피정、어머니 피정으로 발전하고 드디어 할머니 피정에 까지 이어져 전 가족이 피정의 체험과 효과를 맛보게 된 셈이다. 이 피정에서 할머니들이 신앙의 참 뜻을 다시 깨닫고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면서「인생을 다 살았다는 정말감에서 새 출발의 기쁨을 안겨준 이번 피정을 계기로 가정에 평화를 가져오는 좋은 시어머니 할머니가 될 것을 다짐했다」는 소감을 들을 때 참으로 欣快한 喜消息이다. 앞으로 고독과 소외를 더욱 느끼고 있는 할아버지에까지 피정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여기서 교회의 老人司牧에 관해 몇 가지 소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교회는 일반 신자들이 신앙교육 특히 청소년들의 교육에 사목의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또 그것은 잘하는 일이다.
그러나 노인들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너무나 관심이 소홀한감이 없지 않았다. ①老人들에 대한 특별한 모임을 가져 그들에게 여생을 어떻게 의미 있게 살 것인가에 대한 신앙차원에서의 강좌를 갖는 것이 그들에게 생활의 의욕을 새롭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우기 노인들은 그 일생을 마무리하는 귀중한 시간을 신앙의 깊이로서 총정리하면서 곧 다가오는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소생케 하는 계기로 인도하는 것이 교회사목의 책임이 될 것이다. ②한편 노인을 상대해야할 젊은 세대들에게 노인 처우에 관한 특별교육을 실시해서 노인문제를 노인들 스스로에게 방임하는 것보다 젊은이들이 능동적으로 노인 소외 현상에 대해 반성하고 연구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부모를 소홀히 하더라도 하느님의 자녀인 교회의 자식들은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에게 순종하라는 계명을 지켜야 되겠고 또 이웃사람중의 가장 으뜸 되는 부모사랑의 모범을 세상에 보여야할 의무가 교회 사목자에게 있는 것이다. ③노인들과 젊은이들 사이에 對話가 단절 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교회는 그들에게 대화의 통로를 열어주는 기회를 마련 해주는 것이 소망스럽다. 서로 소외하고 不信하는사이를 위로하고 이해하는 분위기로 조성하고 화해의 신비를 일깨워주는 중재적사목이 요청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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