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평 남짓한 사각 방엔 30여명이 수인들이 웅크리고 있었고 자칭 규율부장이란 자의 지시에 따라 난 변기통 곁에 쭈그리고 앉아 콩나물 시루와도 같은 실내의 분위기를 몰래 훔쳐보았다. 그토록 좁은 영역 내에서도 몇 갈래의 세력조직이 분포되어 있었다. 그 한쪽 구석엔 자칭 봉사원(감방장)인 박을 위시한 그의 수족들이 나를 훑어보고 있었다. 봉사원 박은 지난날 친면이 있는 사이었으나 안면몰수 연령몰수라고 하는 교도소 특유의 용어 때문인지 그가 날 외면하자 나또한 그를 외면하고 맡았다. 난 그들의 시선을 피해 마루바닥에 시선을 쏟고 있었다. 어떤 자는 내게 말을 건네 왔고 또 어떤 자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윽박지르며 얼리는 것이었다. 이윽고 폐방점검이 끝나고 말로만 들은 신입식이 시작 되었다. 난 규율부장의 지시에따라 감방장박에게 큰절을 하고 선인 수인들에게 차례로 큰절을 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인적사항을 차례로 신고하자 목침 삼십대 아구창 이십대를 맞는것이 본 감방의 전통이라고 했다.
『이방엔 한 가지 전통이 있다. 처음 들어오는 사람에겐 신입식이 아니고 인사치레로 목침 삼십대 아구창 이십대를 맞는 것이 본 감방의 전통이다. 그래야만 폭력방 강력범 방에 있을 자격이 있는거야. 특별히 생각해서 아구창은 사면을 해준다. 알겠나?』
『알겠읍니다. 맞는게 전통이라면 맞아야죠』
그는 손바닥에 수건을 감고 목덜미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열다섯을 헤아리자 거구 배식 반장이 교대를 한다. 다시 열여섯부터 그의 주먹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윽고 삼십대의 목침이 끝나자 이빨을 악문 그는 질서 없이 팔다리를 흔들어대더니 제힘에 나가 떨어진다..
『이 새끼 독종이네』
『이제 다 끝난 겁니까?』
『그래、다 끝났다. 너 이새끼 정말 독종이구나』
난 지그시 이빨을 깨물었다.
『이젠 내 차례가 된 모양이군. 약속을 지켜야지. 삼십대를 제외한 일곱 대는 내가 돌려줄 차례다. 사내새끼들이 어쩌면 그렇게들 추하게 놀아』
이왕 버린 몸 한이나 없도록 난투극이나 벌려보자는 속셈으로 난 그들에게 욕설을 지껄이며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러는 모포와 이불을 치켜들고 일어섰다. 나의 얼굴에 뒤집어씌우고는 속칭 다구리를 태우려는 것이었다. 사태의 긴박함을 직시하며 배식반장의 옆구리를 치며 들어갔다. 다시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리며 그의 목덜미를 후려쳤다. 그가 제자리에 고꾸라짐과 동시에 자칭 봉사원 박을 향해 소리쳤다.
『박형! 반푼 수족을 거느리고 손바닥 만한 울타리 안에서 거드렁 거리는 폼、돈주고도 못 볼게로군요. 하지만 박형! 이곳이 인생전부가 아닙니다. 박쥐같은 새끼들』
『동생 수고했다. 여긴 생리가 그러니까 동생이 이해를 해야 하는거야』
『생리가 그런줄을 알앗으니까 목침 삼십대를 그대로 당한거요. 사내 새끼들이 야곡하나는 지켜야지. 생리가 그렇다고 한때나마 생사고락을 같이하던 사람에게까지 신입식에다 목침세례를 주는군요. 위대한감방장님! 이왕 버린 몸 저새끼 마저 깨어 버릴까보다』
『동생、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내가 정식으로 사과 한다』
『좋습니다. 박형이 알다시피 나 역시 어지럽게 산 놈 아니오? 하지만 그렇게 비열하게는 살지 않았오. 미안합니다. 감방 선배님들 미안 합니다』그토록 살벌하던 신입식이 끝나자난 씁쓰레한 웃음을 흘리며 그들과 대화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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