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24명의 맹인신자 청년들이 서울살레시오 수도원에서「한국 가톨릭 맹인선교회」를 조직하고 이어 6월 4일 명동사제관에서 그 발족 미사로서 정식출범 하였다는 소식은 본보 제 1155호에 게재된 바 있다. 그들은 정상인도 어려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맹인들과 대학생 맹인들로서 전교활동과 학술활동을 통해 회원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맹인 복지구현에 일익을 담당할 결의에 가득 차있고 특히 맹인선교를 위해 예비자용 점자통신 교리와 신자용 점자통신성서의 발간을 최대활동 목표로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먼저 맹인들의 장한 의도에 심심한 찬사를 보내고 앞으로 그 사업이 잘 성취되기를 비는 바이다.
이 세상에는 肢體不自由의 몸으로 고통을 겪고 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중에는 부모의 탓도 아니고 자기의 탓도 아닌 盲人의 수도 한국 안에서 15만~18만이란 많은 숫자에 달하고 있다. 이들은 빛을 보지 못하는 失明者들로서 그들의 안타까움은 이루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는 세상의 빛이시고 또 크리스찬은 세상의 빛이 되기를 바라셨다. 그런데 맹인들은 肉的으로는 태양의 빛을 볼 수 없으면서도 靈的으로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들여서 신앙을 착실히 살고 더 나아가서 이세상의 눈 뜬 사람들에게는 말로서、눈 먼 동료맹인 들에게는 點字로서 전교를 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나선 것이 바로맹인선교회인 것이다.
성서에도 예수께서 맹인들의 눈을 뜨게 하신 기적을 행하셨을 때에 그들은 그 기쁜 소식을 두루 퍼뜨렸거나 예수의 제자로서 따랐다는 사실이 기록되어있다. (마태오9ㆍ27~31、마르코10ㆍ46~52) 예수께서 나환자를 비롯해서 많은 불쌍한 사람들을 구해주셨지만 유독 맹인들만이 예수의 제자로 남았다는 사실은 우연한일이 아니다. 그들은 오직 光明의 빛을 보지 못하는 것 외에는 정상인과 다른 점이 없다 그러므로 육적인 자연의 빛 대신에 영적인 그리스도의 빛을 받았기 때문에 그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세상의 영적으로 눈먼 사람들 (요한9ㆍ35~41)에게까지、보이는 빛의 역할을 가능케 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맹인선교회의 壯學은 참으로 한국선교사상 처음으로 보는 일이고『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다』는 좋지 않은 비유를 좋은 事例로 뒤집어 놓은 모델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일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고 매우 어려운 애로가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리교재나 성서들을 점역화 하는데 상당한 경비가 소요 될 것이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 이 방면의 사목에는 생소하였던 만큼 관심도가 미약한 것도 불가피한 일이었다. 이제까지도 盲人들에 대한 관심사로는 헌 지팡이 기증운동이 일시 일어났던 것도 얼마가지 않아 다시 잠잠해졌고 失明者에 대한 眼球銀行의 설치와 이식으로 성공의 단계에 이르른 것이 고작이다.
맹인을 위한 복지나 맹인을 위한 선교에는 거의 不毛의 상태로 방치되어 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에 절박감을 느낀 나머지 맹인신자 자신들이 이제 자체해결의 방안으로 천만가지 애로를 무릅쓰고 그야말로 白衣從軍의 심경으로 선교의 일선에 용약 출발한 것이다. 이에 교회당국은 물론이고 교회 각계각층의 유지인사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서 이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눈먼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빛을 증거 하려고 나선 이 마당에 그 빛이 발휘되도록 도와주지 못해서 그 빛이 꺼지고 만다면 이는 눈 뜬 사람들이 정말 영적으로 눈이 먼 사람이란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용감하고 열의에 찬「맹인선교회」의 壯途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 거듭 강호유지의 성원을 바라는 바이다.
이에 관련해서 맹인을 포함한 모든 불행한 사람들 진정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 고찰해보겠다. 그중에도 가장 두드러지게 관심이 많이 주어지는 곳이 나환자의 문제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가적 차원이나 교회ㆍ사회적 차원에서 부족하나마 상당한 노력이나 靈啞ㆍ小兒마비ㆍ精薄兒등 一般的 사회나 교회에서까지 관심의도가 매우 희박하다. 이와 같은 눈에 띄지 않고 陽性化되지 못하고 음지에서 신음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보호와 선도에 대한 기관이나 시설이 너무나 미약한 것은 참으로 불쌍한 사람들을 더욱 돌보시고 먼저 구원해주신 그리스도의 정신을 사는 교회로서는 차제에 깊이 반성할 때가 왔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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