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들었읍니다.
갑자기 열량(熱量) 탱크가 바닥이 나고 기관지 출혈인지 다른 것인지도 모를 너 댓 스푼의 피를 뱉아 놓고 이른 새벽 차가운 타일바닥에 졸도해 버렸다면서요. 카튼으로 일광을 차단하고 며칠간 응급치료를 받음 다음 오늘은 진단 차 옛날의 주치의를 찾아 세비란스 병원엔가 입원을 하게 된다면서요.
그 때문에 나는 편지를 씁니다.
언젠가 들은 설교의 얘기부터 말하고 싶군요.
그는 교회의 충실한 봉사자요 어느 자리에도 없어서는 안된다싶을 사람이었읍니다. 불철주야로 일하던 끝에 마침내 중병에 걸려 눕게 된 다음 그는 주님께 반문했어요. 『화이?』(왜 제게 이렇게 하십니까)
그런 후 며칠이 지난다음 그 환자는 뜨거운 눈물로 참회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예요.
『주님 저의 잘못이었읍니다. 모든 일에 내가 꼭 끼어야한다고 믿었던 오만과 착각을 주께서 이와 같은 기회를 통해 묵상하며 깨닫게 해주시옵니다』
김 여사 、알아들으시나요.
그대 역시 이번기회에 더 깊은 뜻을 찾게 되기 바랍니다. 사람의 할일은 첫번째가 그자신의 보전(保全)과 조율(調律)일 것 이예요.
하느님의 피조물을 두 손으로 받아 보관하는 그 조심성으로 자기를 키워 성숙되게 하고 영육간에 건전 건강하게하며 알맞은 자아준엄(自我峻饅)과 때때로의 영혼의 세척(洗滌) 등을 소홀히 말아야하겠다는 얘깁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게 유익을 주는 자만이 남에게도 귀한 줄거리를 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자기를 더럽히고 망가뜨리는 사람이라면 그가 어떻게 남을 사랑하거나 도울 수가 있겠습니까?
바로 이점에서 세상엔 심히 불행한 거짓들이 많이 나듭니다. 조금도 자기를 키워내지 못한 이가 남을 사랑한다고 여겼을 때 이를 발설하고 심지어는 맹세 했을 때、아무내실 (內實)도 없는 빈 포장지만의 거짓과 허무로 인해 두 사람이 다함께 상처 입게 되는 허구한 사례들.
김 여사.
남에게 주려면 먼저 그자신이가지고 있어야합니다.
고인 물을 길어내지만 말고 충분한 시간 속에 뿜어 차오르도록 해야 합니다. 얇은 지혜를 그 밑바닥까지 깡그리 길어내어 스스로의 흙탕물속에 까무라쳐 넘어지는 일이란 정말 부끄러운 일이지요.
당분간 푹 쉬면서 친구들의 글을 미소지으며 읽으세요.
사실은 당신의 감정부터 고쳐야합니다 태어날 때 스위치를 꽂은 후론 단 한번도 멈춰 쉬어본적이 없는 전가동(全稼動)의 무리에서 풀려나야 해요. 육체의 힘에 비해 엄청난 과분수 과 중량의 감정을 정직하게 드러내놓고 몇 개의 더듬이(觸手) 쯤은 뽑아버리세요. 그 작은 심장에 밤중에도 램프를 켜놓는 소아적 습관도 부디 고치세요.
오늘 아침、상쾌한 공기입니다. 간밤의 비로 깨끗이 목욕한 나무들은 정말 멋있군요. 단순하게 느끼며 전체의 큰 윤곽을 다 살피는 화평과 안식、찬미의 신앙을 가지세요.
오늘 당신은 병들었으니 이제 치유자이신 주님 앞에 가서 아무 말 없이 앉아있기만 하십시요. 그대의 병과 처방은 이미 주께서 해결책을 내고 계실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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