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공동체라고 한다.「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은 사랑은 주고 받고 하는 相互交流의 관계임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랑의 교류에는 사랑을 받고자하는 구김 없는 호소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의 호응이 있을 때에 성립되는 것이다. 여기 하나의 實證이있다
그것은 수원교구 부곡본당의 성전건립을 위한 교회안의 사랑의 교류에 관한 사실이다.
부곡본당은 원래공소에서 준 본당으로、또 본당으로 승격되었다가 다시공소로 환원된 험난의 길을 걸었던 교회이다. 거기에 인연이 있던 老사제 장금구 신부는 이미 노령과 건강관계로 은퇴해 있었지만 이 부곡공소를 다시 본당으로 복구시킬 의욕으로 자원、주임사제의 책임을 맡게 되고 이에 감동한 신자들은 불과 5백명 미만의 영세상인과 가난한 농민들 임에도 불구하고「기도하는 집」인 성전을 마련하는데 불타 있었다.
한편 장금구 신부는 그의 연고가 깊은 서울ㆍ수원교구의 여러 본당사제와 신자들에게 사랑의 구원을 호소하였고 또 그들은 이 노사제의 헌신적인 의욕에 깊이 감동되어 전국 50개 본당 1만5천여만원의 공사비로서 아름다운 본당 성전이 완성、축성되었다. 이것은 오직 捲土重來하는 노사제의 구김 없는 사랑의 호소력과 많은 교우들의 교구와 본당의 벽을 초월한 사랑의 아낌없는 호응의 결과로서 진실로 흐뭇한 교회공동체를 실감케 한다. 이 사실을 통해서 몇 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자각을 촉구할 필요를 느낀다.
첫째로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지체적 유대감에 보다 더 민감해야하겠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한 몸이고 우리 신자들은 각기 다른 지체의 한 부분으로서 제각기 다른 구실을 맡고 있다.
그러면서 각 지체는 서로 연결된 유대로서 몸 전체의 기쁨과 고통을 共感하는것이다. 사도바오로는『한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다른 지체도 함께 아파하지 않겠읍니까? 또 한지체가 영광스럽게 되면 다른 모든 지체는 함께 기뻐하지 않겠읍니까?』라고 절규하지 않았던 가 (Ⅰ꼬린토12ㆍ26). 오늘의 우리교회가 진정 그와 같은 一身同體的인 유대감각을 지니고 있는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신자 각자 간에 참다운 형제적 友愛를 느낄 수 있는가. 또 본당과 교구 간에 이웃사촌다운 隣交가있는가. 모두가 자기 위주、내 본당 내 교구중심이 아니었던가. 그리스도는 모두가 하나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셨고 또 하나의 공동체인 사도단위에 교회의 기초를 건설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교회는 2천년전의 원초적 교회의 모델로 복원되어 공동체적 의식과 肢體的 감각에 새로운 각성이 고조되어야겠다.
둘째로는 사람의 실천에 있어서 塵合泰山과 十匙一飯의 속담의 진리를 잊지말아야하겠다. 한사람이 혼자서 한꺼번에 큰사람을 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많이、적은 사랑을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것이다. 적은사랑이 많이 모여져 큰사랑이 되는 것이 바로 진합태산의 원리이고 열사람의 힘이 합쳐져 한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곧 십시일반의 본뜻이다.
이번 부곡본당의 경우가 바로 많은 사람들의 적은 사람들이 티끌처럼 모여져 태산 같은 성전을 이룩한 것이다 앞으로의 교회의 형제적사랑은 부자의 많은 헌금보다도 가난한 과부의 적은 돈이 더욱 값있는 것과 같이 貧者의 一燈이 많이 모여서 큰 빛을 이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게 공동체적 사랑의 대열에 모든이가 참여하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을 써야하겠다.
세째로는 차제에 농촌과 도시의 교회 사이에 連帶의식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어제까지도 農都敎會間의 결연관계에 대해 본란은 누차 주장한바있고 또 그간 도시본당이나 단체가 농촌의 본당이나 공소 등을 여러가지 형태로 도와주는 사례가 상당수 있었음은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隣保의 폭은 좁고 農都교회의 격차는 가일층 더해가는 형편이다. 농촌의 공소는 본당으로 승격하기보다는 오히려 쇠퇴일로를 걷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다 농촌지역에의 성직자ㆍ수도자의 배치도 극히 부족한 현상으로서 농촌의 복음선교는 침체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러한 모든 현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도시교회의 신자들이 농촌교회를 위해 보다 더 강한 연대의식으로도 와주는 분위기가 확산되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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