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은 사건 당시 그러니까 1968년 8월22일 13시경 피해자 최오수 여인과 피고인의 사고 현장을 목격했었나요?』

『네. 목격 했읍니다』

『증인은 현장에서 목격한 사실을 그대로 진술하시오! 만일 위증을 하게되면 위증죄로 처벌 받습니다』

『그러니까 막 점심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사촌형님 댁에서 형님의 비명소리가 들리기에 달려가 보았더니 형님께선 시동생인 작은 도련님의 멱살을 휘어잡고 있었읍니다. 그때 뒤늦게 달려온 저의 주인께서 작은 도련님을 떼어내고 나무라기 시작하자 이렇게 얘길 하더군요. 내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기에 날 이렇게 만드는지 난 영문을 알 수 없읍니다. 라고 말하며 뒷말을 이으려고 하자 형님께서 달려와 도련님의 얼굴을 손톱으로 짓밟아 버렸읍니다. 그러나 꼭 한 말씀 드리고자 함은 도련님께선 법 없이도 살 것 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호인 이었읍니다. 흉기를 갖고 다니시지도 않았 읍니다. 평시 형님의 성정이 표독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으며 언젠가 동서를 법원에서 부를것인 즉 똑바로 얘기하여주라며 은근히 협박을 하기도 했읍니다. 도련님에게 죄가 있었다면 서모의 몸에서 나셨고 부모 없이 살아오신 것이 죄라면 죄일 것입니다. 불쌍하신 우리 도련님을 살려 주십시오』

『증인、수고 했읍니다. 수고 했읍니다. 돌아 가시십시오』

다시 정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주심판사는 좌우배심원들에게 뭔가 귀속말을 주고 받더니 검사와 변호사를 향해 결심선언을 한다.

『그럼 결심 합시다. 검사 논고 하십시오』

『피고인 이차규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자 인바 수차에 걸쳐 피해자 최우수가에 침입하여 위험한 물건인 칼등을 소지하고 다니며 폭력행위를 일삼는 상습적인 폭력사범으로서 그 부모의 유산 중에서 자신의 분깃을 나누어 주지 않음에 원한을 품고 1968년8월22일 13시경 피해자 최오수에 침입하여 위험한 물건인 칼과 재봉용 가위를 각 오른손과 왼손에 치켜들고 피해자 최오수의 심장부를 찌르려다 미수에 그쳤던 것입니다. 피고인의 이토록이나 잔인하고 악독한 행위는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는 하나 용납할수 없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읍니다. 그러므로 본 검사는 형법 제205조 동법 제254조、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을 제2초 등을 적용하여 피고인 이창규에게 징역 십년을 구형하는 바입니다』

검사의 구형이 내려지자 정내는 잠시 숙연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변호사의 변론이 시작되었다.

『본 변호인은 보건을 담당하고 사건진상을 규명하기위해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조사한바 있읍니다. 피고인의 부친인 故 이수성이 세상을 떠날 때 피해자 최오수의 남편인 장남 이인규와 맏며느리인 최오수는 사업핑계로 그 아버지의 임종마저도 지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때 그들은 故 이수성이 타계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낳아준 어머니는 아니라 하드라도 그를 길러준 어머니、즉 피고인의 어머니인 심 여인을 모함하여 내어 쫓았으며 고 이수성이 심 여인과 피고인 등 유족에게 남긴 유산、당시 5천여만원 상당인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였으며 유족들의 유일한 보금자리였던 가옥마저 임의로 처분했던 사실. 보금자리를 잃은 유족들은 제나름대로의 살길을 찾아 산산히 흩어졌던 것입니다. 그 이후 피고인의 생활을 더듬어보면 이발업소의 종업원을 거쳐 병원의 사환으로、각계 각층으로 전전하며 인생의 낙오의 쓴잔을 마시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던것입니다. 피고인은 그토록이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오직 배워야 한다는 일념에서 야간부 중학과정을 이수했고 가톨릭 교회의 수많은 성직자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꿈을키우며 오늘을 살아왔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