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소가 치하되지 않아 법의 규정에 따라 부득이 실형을 선고한 것이니까 그렇게 알고 오늘 곧 출감 하더라도 절대로 사고를 저질러서는 안돼. 조그만 분노를 참지 못하면 인생전체를 망치는거야. 조심 하도록 해』
폭포처럼 흘어내리는 눈물은 시야를 가렸고 눈물 속에 복수의 심술이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못된 년! 이제 너에게 피를 토하는 복수가 있을 것이다. 183일을 하루같이 옥고를 씹으며 살아온 한맺힌 인간의 처절한 복수、너의 혓바닥을 잘라내고 너의 심장부를 도려내어 한 토막도 남김없이 뜯어 먹을것이다>
ⅹ ⅹ ⅹ
난 시골면소재지마다에 산재해있는 일선의 지방영업 사원들의 실태를 파악하기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장터주변에 위치한 판매원의 가정을방문하고 그의 판매 현황을 조사한 다음 부산한 시골장터의 거리를 지나 한적한 곳에 위치한 동복의 형제 막내 누나댁을 찾았다. 대나무로 엮어진 사립문을 들어서자 네 살 배기 짱구머리의 삼수가 반갑게 소리친다.
『아! 데아제』
『오 삼수! 엄마계시니?』
『예. 있입니더. 큰이모집에 상호성가도 왔입니더』
난 네 살 난 생질 삼수의 티없는 환영 속에 미소를 지으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안 방문이 열려지며 누이의 반가운 음성이 들려온다.
『동생 왔구나. 수금은 좀했나?』
『지방을 위주로 하니까 수금 실태가 좋질 않습니다. 추수기가 지나고 대목에나 제대로 되겠지요. 상호가 왔구나』
『외삼촌、내일 모래 순자 누야 결혼합니더. 이모집에서 내일 외삼촌 사무실로 연락하러 갈라꼬 했는데. 모레 꼭 오이소. 엄마하고 순자누야가 꼭 오시라 카데예. 그라고 순자누야는 외삼촌 안오시모 시집도 안갈끼라 카테예』
『응、알았다. 그런데 부산 큰외삼촌에겐 연락했나?』
『예 했입니더. 두 분다 오실라 카데예』
『그래! 가마. 돌아가거든 엄마와 누나에게 전해라. 모레 꼭 방문하겠다고』
원수 최여인 부부가 생질녀 순자의 결혼식장에 동시에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듣는 순간 나의 눈망울은 야릇한 빛을 뿜고 있었다. 난 밤이 되기를 기다려 인근에 있는 광산 뒷산으로 기어 올랐다. 주위는 적막이 깔린 채 죽은 듯이 고요했고 선광장에서 들려오는 소음만이 밤의 정적을 깨고 있었다. 자정이 가까울 무렵、밤의 성군들만이 복수광의 일거일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뒷산 비탈길을 따라 외딴곳에 자리 잡은 광산 화약고에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그곳엔 두동의 화약고가 있었고 인근의 경비초소에 광촉 높은 백열등만이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다시 조그만 언덕바지를 기어올라 공기 창구를 가로지른 쇠창살을 뽑아 내는데 성공했다. 공기구멍을 통하여 화약고 내부에 잠입하자 그곳엔 두꺼운 송판으로 된 이중 창고로 되어 있었다. 공기구멍에서 뽑아낸 쇠창살로 송판을 제끼고 다시 실내창고를 파괴하자 그곳엔 다이너마이트와 도화선 뇌관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5m여의 도화선을 자르고 뇌관과 스무개들이 재라찡 주박스를 휴대하고 화약고를 빠져 나왔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저 무서운 계명성의 두꺼운 심장과 간교한 뱀의 혓바닥과도 같은 악마들의 음흉한 독소들을 제거하며 대기의 오열속으로 산회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끼니 굶은 시어미의 얼굴처럼 잔뜩 찌푸린 날씨는 오정이 가까워지면서 진눈깨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십어 성상의 연륜을 헤아리는 동안 한번도 찾지 않은 고향을 찾아 길을 떠났다. 착잡한 감정 속에 진눈깨비를 맞으며 희미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대동마을을 찾았다. 상호가 나의 앞길을 가로 막으며 반갑게 달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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