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만남의 되풀이 속에서 살고 있다. 하루가 시작되면 집식구를 만나는 일에서 시작해서 사람마다 제각기 생활 범주에 따라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난다. 내가 원해서 만나야 하는대가 있는 반면에 내 뜻이 아닌데 만나는 일이 있다.
사무적인 만남이야 그 일이 끝남에 따라 그 만남은 자연히 끝나게 된다.
연인끼리의 만남은 활력을 주고 행복을 창조하니 아름다운 시로서 그 마음을 노래한 이들이 어찌 시인뿐이랴. 옷깃을 잠깐 스쳐감도 전생의 인연이 따른다하니 만나서 차 한잔이라도 나누고、 서로 정담을 나눈 만남이야 더 이를건가.
여행하다가 만나는 벗은 향수를 나눌 수 있어서 곧장 친숙해 지기도 한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타곳 객주집이거나 흰 모래 부서지는 파도자락을 보며 십년지기인양 서로 눈짓하고 크게 웃을 수 있는 거다.
만남은 신선하다. 만남은 늘 새롭게 우리를 흥분시킨다.
그러나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한다. 내일의 만남을 위한 오늘의 헤어짐도 있지만 영원한 이별도 있다. 만남이 기쁨이 되어 컸던 만큼 그 이별의 아픔도 크기마련이다.
悲莫悲於生離別(슬프다 슬프다 하여도 생이별보다 더 슬픈 것은 없다)이라고 「楚辭」에서도 절규하지 않았던가. 만남이 없으면 헤어짐도 없었을 것을. 愛者別離(사랑하는 이 와의 이별)가 불교에서도 四苦의 하나로 넣지 않았던가.
만나고 나서 헤어지자마자 곧 가슴엔 그리움 뿐、모든 생의 의미를 주고、꾸준한 교분과 믿음으로 몸은 비록 별개체이나 서로의 건강을 빌어주고 상대의 아픔을 쓰다듬어 주는 그런 만남은 어떤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느 날 지칠 때、그래서 휘청거리는 두 다리와 무너지는 회의에 부딪칠 때、달려와 주는 만남은 또 어떤가.
만나야 할 사람과 만나서 안 될 사람을 가릴 재간도 없이、집의 아이들한테는 벗은 가려서 사귀하고 타일러야하는 우리들.
모든 이들이 나와 다를 바 없는데、우린 나를 위로해 주고 때에 따라서는 기둥과 같이 내가 의지해야할 만남을 찾기만 한다. 그들이 곧나와 같은 힘없고 비겁한 사람들인 것 뿐 인데.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어떤만남、어떤 헤어짐의 바른 모습을 스스로 깨닫는 지혜를 익히는 것은 아닌지. 小人은 가까이 하면 버릇이 없고 멀리하면 원망한다고 했으니、 자주 만난다해서 예의가 없으면 그 만남은 곧 멸망이 오는 것이 당연하다.
필연적인 이별이、한쪽의 배신에서 와야 했다면 그 헤어짐은 곧 지옥일 뿐、 긴장이 녹아내리는 안타까운 이별이 될리야 없지 않겠는가.
잠깐 스치고 지나간 그 사람이 두고두고 맺히는 만남이라야 아쉬움이 될 수도 있을 게고、훗날 생각하면 메시꺼운 추억으로 남는 만남도 있으리라.
끝내 저버릴 수 없고、아니지 미움으로 일그러진 내 작은 가슴을 뜨겁게 뜨겁게 다듬어준、아 사랑의 만남은 조용한 아픔으로 매달려야 했던、그 언덕의 만남이니 차마 배신을 할 것이며 어찌 못난 헤어짐을 자초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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