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가 되면 귀뚜라미 같은 소리를 하듯이 선조 복자들이 어떻게 살고 몇 년에 순교했다는 말을 되풀이하게 된다. 그러나 말을 못하는 식물들은 그 소리를 듣고 성숙해가는 반면에 우리의 신앙은 그렇지 못하니 자성을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즉 귀뚜라미가 우는 것은 머잖아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온다고 예고를 하기에 오곡백과가 익어가듯이 우리의 신앙도 그렇게 해야 할 터인데 교회를 눈앞에 두고 끌고 업어오다 시피해야 하는가하면 그 귀한 진리를 연탄재 버리듯 하고 무관심속에 사는 분도 적은수가 아니니 말이다.
분명히 귀뚜라미가 가을의 전주곡이고 겨울의 경고라면 복자성월도 인생의 겨울을 예고하는데 우리의 신앙은 아직 꽃도 못 피었으니 어떻게 그 서리를 이겨낼 수가 없으니 말이다. 이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신자가되는 길이다.
왜냐하면 신자가 되어야 복자가 되고 따라서 성자가 되니 그렇다. 그들은 바로 신자가 되었기에 순교로 복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흔히 생각하기를 교회에 나오면 신자로 자불할지 모르지만 학교에 간다고 학자는 아니다. 적어도 학자이면 학식이 있어야하고 부자이면 돈이 있어야하듯이 신자이면 믿음이 있어 남들이 믿고 살 수 있어야 신자인 것이다. 바로 그때에 목이 잘리 우는 것을 보고도 신자가 증가된 것은 그를 믿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며 오늘의 전교가 침체된 것은 신자의 믿음이 없음을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디까지나 부자는 한 푼을 아끼며 근면한데서 가능하지 않고는 그와 같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에 부자가 있는 것은 없는 자를 위해서있고 신자는 불신사회를 위해서 있는 것이다. 즉 부자는 빈자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돈을 빌려주어 살게 한다면 신자는 이웃을 못 믿어도 신자만은 믿음을 주어 믿고 살게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데 하느님과 언약한 것은 물론 미사시간 늦는 것은 보통으로 알고 모든 약속이 불성실한데 남들이 무엇을 보고 믿을 수 있겠는가? 비유컨대 그 회사에서 물건을 사용해보고 가짜로 판명되면 콩으로 메주를 담는다고 해도 듣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이 소화될 것인가? 예수님이 경고하셨듯이 그는 신자이기 전에 주님께 오는 자를 두 팔 벌리고 막는 것임을 알아야 될 것이다.
이제 우리가 신자가되려면、마치 온 시민이 농부가 거름지게를 진다고 촌뜨기로 조소해도 이 작은 씨앗하나를 심고 가꾸면 가을에 큰 수박이 달린다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을 하듯이、온 인류가 바보시 해도 진리에 거름을 주기위해 희생의 십자가를 져야 평화의 꽃에 행복의 열매가 있다는 믿음이 없으면 이미 신자가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농부가 호박과 수박씨를 분별하고、수박씨만 있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호박이 열린다고 할 수가 없다면 예수님은 이미 그에서 부활의 열매를 증거 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할 수가 없으니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신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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