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이사 오원춘씨 사건에 대하여는 이미 본보가 두차례에 걸쳐 견해를 밝힌바있다. 문제의 핵심은 오원춘씨가 79년 5월 5일부터 21일까지의 사이에서 某 기관원에 납치되어 포항 울릉도등지로 연행 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내용이 사실이냐 허위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안동교구 사제단은 오씨의 진술과 양심선언을 토대로 그 진상을 경찰 당국에 추궁하자、당국은 당국대로 이 사건을 면밀히 조사한바 오씨의 피납 주장은 자기의 사생활 관계도 위장한 허위 조자극 이었다고 그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기소 하기에 이르러 이미 지난 9월4일 제1회 공판이 개정되어 피고인인 오씨는 공소 사실을 대부분 그대로 시인하는 진술을 했다.
재판에 계류되어있는 이 단계에서 문제의 핵심이 허위든 사실이든 진실이 밝혀지는 방법으로 대체로 다음의 경우에 가능할 수 있다.
첫째로 하나의 입으로 두 가지 상반된 사실을 진실이라고 말해온 오씨 자신이 어느 것이 진실인가를 진정으로 밝히는 경우다. 즉 허위가 진실이라면 하느님과 세상에 대한 잘못을 속죄하면서 시종 허위임을 진술해야 하고 반대로 사실이 진실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시종 사실임을 진술해야 한다. 진실이 밝혀지는 열쇠는 오직 오씨 본인에게 있다.
둘째로 면밀한 조사로 허위조작이라고 단정하여 오씨를 기소하게 된 기소당국이 완벽한 증거로 공소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이다.
셋째로 지금까지 오씨의 피납이 사실이라고 주장해온 안동교구당국이나 피고인 오씨의 변호인단이 본인의 진술이나 양심선언 등의 막연한 증거가 아니라 법률적으로 증거능력이 있는 반증을 갖추어 변론을 제기하고 공사사실을 뒤집을 수 있는 경우이다.
이렇게 볼 때 문제의 핵심이 허위든 사살이든 지실은 밝혀질 수 있고 끝내는 밝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는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 있는 이상 비록 오씨 본인이 수사 과정이나 법정에서 허위임을 진술했다 할지라도 최종판결이 있기 전에는 누구도 허위다 사실이다 라고 성급히 단정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당국이나 관계인들은 모두가 공정과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장차 밝혀지는 진실이 허위일수도 있고 사실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냉철히 생각해야할 점은 밝혀지는 진실이 허위일수도 사실일수도 있을진대 교회 내 관계당국이 지금껏 주장해온 것처럼 문제의 핵심이 사실이라고만 장담 할 수 없다는 가능한 방법을 포기해서도 아니 된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의핵심이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허위로 밝혀지는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이에 대처하는 자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선 우리는 왕사의 잘ㆍ잘못을 운운하고자 해서가 아니라 후일을 위해서도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그것은 평신도가 성직자에게 맹세코 양심적인 진술을 했을 때(만일 그것이 허위사실이라 할지라도) 선의의 제3자격이며 사목자의 입장에 있는 성직자로서 그것을 진실하게 받아들임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수긍했다고 해서 잘못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이점에 대해서는 관계성직자를 구속기소한 당구에서도 충분한 이해가 요망된다. 그러나 이것을 교회 내에 가서 아니라 對사회적으로 문제시하고 했다면 의당히 보다 완벽한 증거를 확인한 후에 당국에 추궁했어야할 일이다
사목적인 차원에서만 단정할 것이 아니라 법률적인 차원에서의 증거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법인이 살인을 자백했다 할지라도 그 증거와 방종이 없으면 단죄하지 못하는 법률적인 차원이다.
다음으로、그러나 피납이 사실이라는 심증이 확고하다면 지금이라도 법률적인 증거능력이 있는 반증을 발굴하여 변론을 제기해야 한다. 이것은 담화문이나 서명서보다도 선행 되어야할 일이다. 그렇지 않고 말로만 사실이라고 주장하다가 허위가 진실로 밝혀질 경우 하느님과 교회와 세상에 대하여 무책임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비록 이것이 안동교구에서 일어난 일이라 할지라도 대사회적으로는 교회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나아가서 교회는 허위를 사실이라고 해서도 안 되고 사실을 허위라고해서도 안 된다. 허위는 허위라고 해야 하고 사실은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허위든 사실이든 교회는 진실 편에 있어야한다. 만일 우리가 하느님의 판단보다 인간적인 판단을 앞세웠다면 하느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충정에서 그리고 교회내의 정의를 위해서만 진실이 밝혀지기를 겸허히 간구해야 한다. 사회정의도 구현되어야한다. 끝으로 사건이 어떻든 구속된 성직자 평신도에서 위로를 보내며 조속히 자유의 몸이 되기를 기도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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