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月 - 황금의 들판에 가을이 영근다. 봄부터 쏟아온 농부들의 그 숱한 피와 땀이 온 들판을 황금의 물결로 수놓고 있다. 그들이 쏟은 노고가 너무나 컸기에 파란하늘 아래 펼쳐지는 황금의 물결은 더한층 값지고 탐스럽게 여겨진다. 하나의 결실을 위해서는 얼마나 큰 희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자연의 도전과 손부족에다 인건비의 상승 등 온갖 人爲的어려움앞에서도 묵묵히 일해 온 농부들의 그 진지한 表情에서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흔히들 흙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거기에 쏟았던 만큼의 노력의 代價를 반드시 지불해준다는 뜻 일게다 그러나 노력한 代價가 나타나는 것이 어디 반드시 흙뿐이겠는가? 단지 충분한 노력은 않고、 지나친 성과만을 기대하는 얄팍한 심사로 사물을 접할 때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차라리 체념에 가까운 순수한 자세로 흙에다 바치는 농부들의 그 노력을 우리는 매사에 얼마나 쏟고 있는지 조용히 반성해 볼 일이다. ▲확실치 희생과 노력은 값진 결실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이는 우리 신앙인이 지녀야 할 근본자세에도 꼭 같이 적용될 수 있다. 인류의 구원、 그리고 우리 모두의 영원한 삶을 얻는 것은 그리스도인 모두의 최대의 희망이자 목표이다. 그러나 이것은 끝없는 자기희생과 피나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눈이 있으되 보려고 하지 않고 입과 귀는 아예 닫은 채 안일한 생각과 생활에 戀戀하면서 인간적인 價値追求에만 열중하면서도 떳떳한 신앙인이라고 自處할수 있을까? 예수그리스도는 십자가의 길을 얼마나 험난한 형극의 길인가를 보여주셨다. 예수께서 지고 걸으신 그 십자가는 곧 인류 구원의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의 아들로서, 인류구원을 위해 사랑의 極致인 인류와의 同質化의 길을 택한 예수그리스도의 그 사랑과 희생의 일생을 오늘날 우리 모두는 다시한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 같다. 주님이 걸으신、고난의 길을 외면한 채 영광의 길、영생의 길만을 동경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 결실의 계절、사색의 계절에 우리 모두 겸허한 자세로 생각해볼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