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종교적으로 볼 때 복수종교의 국가이다. 여기는 오랜 역사를 가진 佛敎와 瑞敎(엄격한 의미에서 종교성에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의 토대위에 지금으로부터 2백년전에 그리스도敎가 이 땅에 전래된 이후 가톨릭교회와 프로테스탄트교회, 이른바 新蓄敎會의 선교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신 구교를 합친敎勢는 이미7백만을 넘는 신자를 확보하여 아시아 선교지역 중에 으뜸가는 상황에 이르렀고 또 한국사회의 정치ㆍ사회ㆍ문화면에 직접 간접의 그리스도적 영향을 미치는점 이 지대하다는 것은 사회와 교회에서 다같이 인정하고 있는 바이다.
한국의 고유종교와는 이질적인 그리스도교가 불과 1ㆍ2백년의 짧은 역사안에서 서구의 그리스도국가들이 놀랄만한 성장을 이룩한 원인가운데는 한국의 정치적 문화적 풍토와 순교선열과 신자들의 열성 등 여러가지 요소가 포함되어있지만 여기서는 특별히 한국의 교회가 국민의 학교교육에 적극적인 참여를 강행했던 사실에 주선하고자한다. 특히 불과 1백년의 선교역사를 가진 개신교회는 일찍이 한국민의 학교교육에 착안하여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의 각종학교를 직접경영, 한국민의 사상과 문화에 새로운 의식을 구축하는데 커다란 공헌을 하였고 오늘의 중고등의 많은 명문학교를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가톨릭교회는 1백년이 넘는 기나긴 교회 박해속에 살아남은 체질에 기인했음인지 현실사회에 대한 참여의식은 소극적인 자세였던 것이 사실이다.
교회는 해방이후부터 뒤늦게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나 그 후 급속한 확장과 발전을 이룩하여 지금에 와서는 각종 중고등학교와 몇 개의 명문대학을 갖는 정도에 이르렀다. 이는 매우 다행하고 대견한일이다. 이와 같이 신구교의 교회학교의 발전은 국민전체의 교육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을 뿐만아니라 교회의 복음 선교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것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그리스도교적 敎育에 관한 宣言」에서 교회가 경영하는 학교교육에 관해 대략 다음과 같이 그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물과 성신에서 다시 남으로써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이름을 받고 또 사실하느님의 아들인 모든 그리스도신자는 그리스도교적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2)고 전제하고 특히 가톨릭계 학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교육지침을 밝히고 있다.
「가톨릭계 학교의 고유한사명은 학교내에 자유와 사랑의 복음적 정신으로 충만한 학교공동체의 분위기를 조성 하는것과 청소년이 자기인격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성세로 말미암아 새로운 피조물이 된 그들이 새로운 피조물로 성장하도록 그들을 돕는 것과 또 학생의 세계, 생활、인간에 대해 습득하는지식이 신앙으로 비쳐지도록 인류의 전문화를 궁극적 구원소식에 질서지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가톨릭계 학교는 진보하는 시대의 상황에 대해 의당 있어야 할 개방적 태도를 취하여 지상사회의 복지를 효과적으로 촉진시키도록 학생을 교육하며 그들이 하느님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봉사 하도록 준비시킨다. 그것은 학생이 모범적이며 사도적인 생활의 실천으로 인간사회에 있어 말하자면 구원의 누룩과 같이 되기 위해서이다」(8)
이 선언의 지침은 서구의 그리스도교 국가안에서는 문자 그대로 실천될 수 있는 일이겠으나 한국과 같은 복수종교국가로서 그리스도교가 아직도 소수종교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나라에서는 그 적용에 있어서 방법의 차이가 있어야겠다. 즉 한국의 교회경영 학교에서는 가톨릭 신자의 학생수는 전체국민대 신자의 비율의 3%선과 비슷한 극히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교회학교는 학생교육에 있어서 대체로 신자학생에 대한 교리교육과 신자학생에 대한 교리교육과 비신자학생에 대한 예비선교적 교육의 二元的교육을 병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가 경영하는 각급 학교의 그리스도교적교육면의 현상을 볼 때 신자 학생화 비신자학생의 두가지면의 교육이 다 같이 충분치 못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것은 같은 수준의 개신교계통의 학교의 선교교육과 비교해볼 때 현저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음을 보아서 증명될 수 있다.
교회 경영이라 해서 일반학생에 대해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강요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종교적 교양과 예비적인 선교에 대해서는 모든 방법을 통해서 시도할 책임이 있다. 기회가 정당하고 적당치 않고를 가리지 않고 복음을 전파할 임무는 교회학교를 경영하는 당국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이점에 있어서 오늘의 현황은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미온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학의 경우에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예비선교적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中高敎의 경우에는 현재도 고등학교에 종교과목이 없는바 이번에 이에 대한 교재시안으로서 전국 中高敎 중교담당교사들이 시범사용한 결과 好評을 받고 있어 이를 전국가톨릭중고교장회의에 제의하여 정식으로 고교 종교 교과서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하니 신중히 검토하여 조속한 실시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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