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은 열두번째로 맞이하는 평신도의 날이다. 1년3백65일이 그 어느날도 평신도의 날이 아닐수없으나 교회는 이날을 기해 특별히 평신도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또한 평신도 자신들도 하느님의백성으로서 그리고 평신도로서의 사명과 사도직을 다시 한번 음미하여 하느님의 救世事業에 무엇을 어떻게 이바지 할것인가를 다짐하여 바람직한 평신도상(像)을 재확립하는데 그 의의가 있는 것이다.
제2차 바티깐공의회에서 강조한것은 상령과 소망과 평신도에 대한것이었으며 그중에서도 평신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교회의 사명을완수하는데 있어서 평신도에게 부과된 사명이 지대할뿐만 아니라 필요 불가결함을 여러문헌에 강조하고 나아가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보다더 활발하고 충실하게 수행할것을요망하고있다
평신도는 성직자 수도신분에 속하는 이들 이외의 모든 크리스찬으로서 성세(聖洗)로서 그리스도와 한몸이되고 하느님의 백성중에 들고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ㆍ예언직ㆍ왕직에 참여하여 교회와 세계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전체에 사명을 각기 분수대로 수행하는 자이며 세속에 살면서 세속일에 파묻혀 있는것이 특징임을 우리는 공의회의 문헌을 통해 잘알고있다
또 우리는「천주성부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스도 왕국을 전세계에 펴고 모든 사람을 구원에 참여케하며 그들을 통하여 전세계를 그리스도에게로 향하게 하려고」하신 하느님의 교회 창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모든일이 사도직이며 평신도 사도직도 바로 이 일임을 잘알고있는 바이다.
요컨대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사제적, 예언적, 왕직에 참여하여 교회창립의 목적달성을 위한 사도직을 그들이 처한 환경안에서 세상에 대하여 주님의 부활과 생명의 증인이 되고 생활하신 하느님의 표지가 되어야 함이 그 사명이다.
이리하여 오늘의 평신도는 지난번 공의회를 계기로 그 사명이 고조되고 평신도 사도로서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의 단계를 거쳐 지금까지 각양각태의 사도직에 헌신해 옴으로써 교회 발전에 이바지해 온 바를 높이 평가 받아야 하겠으나, 성찰컨대 오늘날한국교회의 평신도 사도직 활동은 성직자에 대한 협력, 교회재정에 대한 협력、본당사목에 대한 협력등 주로 교회안에서의 협력이나 활동에 그친 감이 없지않다. 그러면서도 온전한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것이 사도직인양 잘못 생각하고있는 신도도 없지 않았다.
물론 이와같은 성직 사도직에 협력하는 교회안에서의 활동도 당연하고 중요하지만 평신도 사도직의 본령(本領)즉 역할과 무대는 볼질적으로는 오히려 교회 밖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아니된다. 요컨대 교회 안에서의 성직 사도직에 협력하는 정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회밖의 가정、직장、사회안에서 평신도 사도직을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또 사도직은 수행한다기 보다 오히려 사도직 그 자체를 생활해야한다. 평신도들 가운데는 신앙생활과 세속생활을 구분하고 있는 습성이 없지않다. 교회안에서의 생활만이 신앙생활이고 가정, 직장, 사회안에서의 생활은 신앙생활이 아닌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마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은 사회안에서 생활화 되어야하고 가정 직장 사회생활 그 자체가 복음적으로 영위되어야 하며 이것이 신앙을 생활하는 것이며 신앙생활 그자체임을 망각해서는 아니된다.
사도직을 수행해야한다기보다 생활해야 한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일상생활과 신앙생활과 사도직생활은 분리되고 유리되는것이 아니라 일치되고 병행되어야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도직을 수행하려면 그그장(場)인 세속안에서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과 왕직에 충실히 차여하여야한다.
왜냐하면 이길을 외면하고서는 사도직 수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이 제물화(祭物化)되지 않은채 전례에 참여하는 평신도나, 남에게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도 인도하지 않으면서 교리나 성경을 잘알고만있는 평신도나、세상에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이룩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의 나라가 일하기를 비는 평신도는 사도직을 수행하고있는 신자가 아니다.
평신도 사도직을 충실히 수행하고 생활하려면 가정 직장 사회안에서 복음을 생활화하여 우리가 영위한 일상생활중의 좋은것은 하느님께 감사의 예물로、잘못된것은 통회와 정개(定改)의 예물로、고통스러운 것은 인내와 보속의 예물로 만들어 미사를 통해 그리도와 더불어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해야 하며、가정 직장 사회생활의 모범을 통하여 그 환경안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복음을 전하여 하느님의 백성이 늘어나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예언직에 참여하여야하며, 나아가 현세 사물의 모든 질서가 그리스도에게로 진서지워지게끔 하여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이세상에 건설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여야한다.
교회가 인류구원에 이바지하자면 그리스도께서 우리안에 머물듯이 평신도 모두가 우리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여 빛과 소금과 누룩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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