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암속에서 진주를 찾으려는듯 서로들의 눈망울은빛을뿜었고 얄팍한 가슴팍들은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녀의 따사로운 체온속에서 인생의 감미로움을 느꼈고 약동하는 생명의 의미를 깨달은것 같았다. 정에 굶주린 이리가 되어 외로움 속에서 고독의 씨앗만을 뿌리며 살아온 나였었기에 길지않은 순간이 그녀는 내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윽! 당신이 날 보필하고 도와준 덕택에 기업은이제 확고한 반석위에 뿌리를 박기시작하는군. 본사에 어느정도미불이 있긴하지만 멀지않은날 난 全경남의 외판업계를 석권하고 말테다』
『정말 그렇게나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지나치게 금력에만 치중하는것 같아요. 마치 수전노처럼 … 하지만 돈이 인생전부가 아니란것쯤은 누구보다 잘아실테죠? 거기다 탐성소설속에서나 나올만한 음침한 집들이나 설계하고 한장의 메모지마다 복수란말과 여인의 혓바닥을 자르고 심장을 뽑아서 씹을것이란 말들이 쓰여지지 않은것이 없으니 … 』
『미안해. 하지만 당신에게하는 악담은 아니니까 안심해도 좋아』
『나도 여자예요. 나도 여자란말예요. 여자인 내앞에서 그토록 여인을 증오하니 난 이제 무섭습니다. 소름이 끼친단말예요』
『아무튼 당신이 싫어한다면 하지않으마. 언젠가 얘기했지만 나의 고칠수없는 고질병 당신의 끈질긴 간호아래 점차 치료되어 왔었지만 워낙 깊이 뿌리가내렸으니 … 』
『잊어버리세요. 잊어버리는 거예요. 정말 다시 되씹지말고 잃어버리세요. 왜? 왜 억지로 불행을 초래하시려고 하십니까?』
『미안해 잊어버리마. 잊어버리려고 애도썼어.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뚜렷이 되살아 오르는것을 낸들어떻게하나? 그래도 또 노력은 하마. 당신을 사랑하는 의미에서도 당신의 권고를 받아 들여야지』
『전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께서 허튼일에 신경을너무많이 쓰시니까 머리칼이다빠지고 … 참 당신과 만난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아 그렇구나. 당신말대로 돈만아는 수전노와 같은 인간이 되다보니 당신에게 너무 가혹했구만. 이제 당신 속 썩이지 않으마. 그런데 그 친구 있잖아?』
『처음 당신과 만날때 같이온강군신부、그친구가 결혼을 했더군. 아주 멋있는 결혼식을했던데、서울 시민회관에서 합동 결혼식을 했는데 부인을 잃어버려서 찾느라고 혼이 났다더군』
『재미 있었겠네요. 우리도 그렇게나마 결혼식을 올렸으면 … 』
『미안해, 조금만 더참자. 멀지않은날 당신의작은소망 반드시 이루어질거야. 나와 형사이에, 나와 최씨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질때까지만 우리참자. 하찮은 예식장에서가 아니라 성당을찾아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인 신부님앞에서, 그리스도의 거룩한 성체가 모셔진 곳에서、수많은 그의형제 자매들이 지켜보는가운데서 당신과 나、영세입교하여 다시 탄생하는 순간에 가장 깨끗한 마음으로결혼선서. 그얼마나 이상적인 결혼식이 되겠는가? 조금만 더참는거야. 나 당신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여 같이 쇼핑이나 가도록하지』
모처럼의 동반외출은 마냥 즐겁기만했다. 그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했고, 난 그녀의바가지 공격에서 풀려난데 무엇보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시내의번화가인 창동으로, 환락가로유명한 오동동으로 마치 멍에를 벗은 송아지처럼 마구돌아다녔다. 오동동에서 창동으로연결하는 네거리길목에서 어린시절의 친구병열이 아들정훈을안고 부인과 나란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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