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베네딕또수도회가 한국에 진출한지 70주년을 맞이한 금년 11월 23일 왜관수도원에서 성대한 기념행사를 가졌다. 베네딕또 수도회가 1909년 일제식민치하에 있던 한국에 들어와 그간 2차의 세계대전과 6ㆍ25의 전란을 겪으면서 온갖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한국교회와 국가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데 대해 먼저 심심한 경의와 축하를 드리는바이다. 베네딕또회가 한국에 남긴 거대한 발자취를 간추려 보건대 대략 다음의 몇가지로 구별할수있다. 동수도회는 원래 독일에서 문화ㆍ교육사업에 뛰어난 역할을 담당하던 성 오틸리엔대수도회로서 한국에 초청된것도 바로 그러한 사업을 통한 간접선교에 역점을 두었던것에 기인되었다. 그리하여 동회는 입국후 지금의 혜화동(당시의栢洞)에 수도원을 건립하고 첫째로 교육사업에 착수했다. 교육사업의 역사를 보건대 먼저「숭공기술학교」를 설립하여 교사양성과 기술자양성에 주력했다.
이는 그당시에 교육시초의 원동력이되는 교사와 사업개화의 기초가될 기술자의 양성이 시급한 사정에 착안한 매우 적절한 계획이었다. 사범학교는 창설한지 2년만인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인해 폐교의 단명을 면치못했다. 그러나 그대신 小神學校의 설립을 보게된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또 기술학교는 3년제학교로서 10년간에 많은 기술 인재를 배출한 끝에 1921년 또다시 폐교되었음은 가슴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그후 동회가 서울수도원을 덕원으로 옮긴 27년에는 그곳에 소신학교를 설립하고 30년부터는 대신학교를 개교、36년부터는 四祭를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사제양성과 동시에 원산교구 내의 각본당에 해성학교를 설립, 초등교육의 실시에 진력했다. 이와같이 각계각층의 교육에 전념했던 동회는 1946년 소련군의 북한진주와 북한공산화로 인해 모든것이 중단되는 비운을 겪었다.
그후 천신만고를 겪은 동회는 1952년 다시 남한왜관에 새수도원을 건립하고 교육사업을 재개, 김천에 성의남녀중상업고등학교、왜관에 순심남녀중고등학교 등의 학교를 설립했다. 그외에 대구의 신학원, 서울ㆍ부산ㆍ왜관의 피정의집은 오늘날 교회의 재교육센타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이와같은 꾸준한 교육사업에의 열의와 공헌에 대해 크게 찬사의 뜻을 표해 마지 않는다.
둘째로 동회의 문화사업으로는 학교설립 이외에 일찌기 덕원과 연길에 인쇄소를 설립, 한국최초로 미사경본을 위시한 서간ㆍ교리서ㆍ성가집등을 인쇄발간하여 교회서적의 간행에 새로운 기원을 이룩했고 오늘날 동회의 출판ㆍ인쇄사업의 뛰어난 업적은 한국 교회매스콤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있음을 간과할수없다.
이외에 덕원시대의 병원사업과 오늘의 왜관의 결핵요양원、양봉、특수농작물재배、농촌기술지도에 영향을 주는 농장경영 등 간접적인 문화사업에도 폭넓은 노력을 경주해온것은 사실이다.
셋째로 동회가 서울수도원을 덕원으로 옮기고 원산교구를 담당한 이후로는 선교사업에 집중하여 원산교구가함흥 연길의 양교구와 덕원면속구로 확대되며 그 선교지역은 함경남북도와 간도지방을 포함한 광대한 범위에 이르러 선교업적은 놀랄만큼 확대돼나갔다. 지금은 그 광대한 목장을 상실하고 다시 왜관대구의 15개본당을 담당하며 알찬 선교의 업적을쌓고있다. 오늘의 베네딕또회는 신부 40명(한국인24명 외국인16명) 수사59명(한국인 53명 외국인 6명)의 대가족을 거느리고 상기한 선교 교육문화의 사업을 동회의 70년전통에 따라「기도하고 일하는」수도회로서의 면목을 여실히 증거하고있다.
이상에서 관찰한 바와같이 한국의 성베네딕또회는 빠리외방전교회와 함께 한국교회를 심고 가꾸고 키워준 은인의 역할을 한 수도회로서 한국교회사에 길이 빛날것이다.
끝으로 베네딕또회에 得權望蜀의 기대를 하고 싶은것은 한국교회의 문화사업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바라는것이다. 한국교회의 선교사업은 어느정도 정착된 상태에 있고 또 교육사업도 국가정부의 차원에서 영위되어 있는 처지라고 볼때 베네딕또회의 원래 치중하는 문화사업면에 한국교회가 감당키 어려운 부문을 개척하는데 창의와 열의를 경주하는것이 한국교회와 국가를 위해 더욱 도움이 되지않을까 사료되기도한다. 특히 교회를 초월한 출판ㆍ인쇄사업의 획기적인 확장을 일례로 들수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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