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을 헤아리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그리고 온 국민의 염원과 우리 모두의 기도는 헛되지 않았다. 조국의 民主發展을 향한 획기적인 조처가 취해진 것이다. 지난 8일 0시를 기해 정부가 긴급조치 9호를 해제함과 동시、이로 인해 복역 중이던 68명의 수감자들이 석방된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조처는 聖誕을 앞두고 그리스도의 降生을 기다리며 희망찬 삶을 보내고 있는 대림시기에 내려진 가슴 벅찬 선물이라 하겠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실로 너무나도 답답하고도 긴 세월이었다. 74년 1월 8일 긴급조치 1ㆍ2호에서 비롯 75년 5월 13일 선포된、 일체의「體制」비판을 금한 긴급조치9호는 內政ㆍ외교ㆍ국방ㆍ경제ㆍ재정ㆍ사법 등 國政전반에 걸쳐 事後的ㆍ鎭歷的 비상조처 뿐만 아니라 事前的ㆍ豫防的 조처까지도 가능토록 한 無所不爲의 막강한 효력을 지닌 것이었음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는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에게 주어진「일시적 非常事熊 수습」이라는 本來의 취지와는 달리 4년 7개월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國家的次元이아닌、 다른 차원에서 운용됨으로써 많은 副作用을 빚어왔던 것이다.
改憲論議나 體制批判을 일체禁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사건보도의 길마저 막아버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결과를 초래、사회구석구석에 不信의뿌리를 더욱 깊게 해왔던 것은 周知의사실이다.
그동안 우리大韓民國은 경제ㆍ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눈부신成長을 이룩했고 그와 함께 국민의 民主意識이 높아짐에 따라 이른바 政治발전도 필연적인 것으로 요청돼왔다. 그런데도 긴급조치 9호는 이러한 전 국민적 여망을 외면한 채 장장 4년 7개월여 동안이나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을 막아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民主回復을 요구하고 나섰고 특히 가톨릭교회는 이 땅에 그리스도의 正義와 사랑에 바탕을 둔 豫言職을 수행해왔다.
本社가 集計한바에 따르면 긴급조치 1호이래 9호에 이르기 까지 이와 관련 구속된 성직자만 1명의 주교를 포함、10여명에 달하고 그 외 많은 신자들이 관련 됐던 것만 보아도 가톨릭이 그동안 그리스도의 정의를 이 땅에 정착시키고 하느님나라 확장을 위해 얼마나 무거운十字架를 져야했던가를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는 今般 긴급조치 9호해제로 조국의 民主化를向한 巨步를 내딛게 되었다. 오늘의 이 自由民主化에의 씨앗이 풍성한 열매를 맺고、 지난날과 같은 그 쓰라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크고、次元 높은 國民的노력과 협조가 요청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大義를 위해 小我를 버릴 수 있는 아량과、 미움을 사랑으로 昇華시킬수있는 국민적和解의 정신、 그리고 自由는 결코 無節制한 放從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自覺과自制-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 祖國의 民主化를 向한 역사적 分岐點으로서의 오늘의 이 조처는 빛날 수 있게 될 것이다.
今般 긴급조치9호해제와 관련、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이번 조처가 새 역사 창조를向한 전국민적단합을 위한 획기적 決斷이라고 볼 때 아직도 效力이 살아있는 긴급조치 5호 2항에 의한1ㆍ4호 관련자들의 구제문제이다.
지금 긴급조치9호 관련자들의 復權및 赦免문제가 學論되고있는 이時點에서도 아직 이 문제에 대한 論議가 없음은 실로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온 국민이 새로운 마음가짐과、 단합된 意志로 새 시대의 새歷史창조에 임하도록 한 금반긴급조치 9호해제의 정신을 살려 當局은 이에 대한 적절한 配慮가하루속히있어야할것으로본다.
끝으로 우리 가톨릭敎會의 많은 성직자ㆍ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들이 豫言者的 사명을 수행 하면서 엄청나게 큰 어려움을 겪어왔음에도 不拘、 가톨릭 매스콤으로서 맡은바 本然의 사명을完遂하지못한 점들도 다소 있다고 본다. 비록 긴급조치 9號가 言論의 올바른 機能을 봉쇄했다하더라도 豫言職수행과정에서 많은 형제들이 당한 그 아픔에 적극 同參하지못했던점들도 있었고、 이를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앞으로 지난날의 어두웠던 歷史를 거울삼아 巡禮의 긴 途程에서 世上終末까지 계속되어야할 하느님나라확장을 위한 사명수행에 邁進할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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