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쮜리히」의 빈민굴 뒷골목에 한 늙수그레한 노인이 두리번거리며 무엇인가 소중히 줏어 모으고 있었다. 한줌이 되면 소중한듯 포켓에 넣고 다시 길바닥을 살피는데 여념이 없어 보였다. 이 수상쩍은 모습을 조금전부터 지켜보던 순경은 필시 그 노인이 어린이들의 소지품이라도 노리는 파렴치한으로 생각했다. 순경은 노인의 곁으로 다가서서『여보시오 무얼 하는거요!』멋적은듯이 웃고있는 노인의 손과 포켓을 뒤져 보았다. 그런데 그것은 깨어진 유리조각을 이었다. 어이없는 순경은『이것들을 도대체 무엇에 쓰려는거요!』하고 물었다. 노인은 거리를 뛰며 놀고있는 소년들의 맨발을 가리키며『저들의 발이 상할까 해서 … 』하고는 여전히 길바닥을 살피고 있었다. 이 노인이 근세교육의 아버지인 스위스의 페스탈로찌 그분이었다.
이 위대한 교육자는 그생애가 모두 이렇게 유리조각을 줍는 모습같았다.
그분의 생애를 전하는 기록속에는 군종앞에 서서 열렬히 호소하는 모습도 추대와 영광을 받는 모습도 없다. 다만 고아들과 함께 있는 인자한 노인、거리를 헤매는 남루한 노인의 모습이 고작이다. 그의 일생은 또한 어느면에서 실패와 좌절이 거듭된 삶이기도하다. 그는 젊어서 노인이 호프라는 이상적인 농촌을 경영하였으나 실패했다. 빈민학교를 세워 가난때문에 버림받은 어린들을 모아 일과 공부를시켰다.
그러나 그가 인간적인 교양을 가르치고자한 빈민학교는 극심한 재정난으로 문을 닫아야했다.
그후 프랑스 혁명의 여파로 스위스에 새 공화국이 수립되고 이를 반대한「슈탄스」지방에 내란이 발생하여 무수한 고아가 생겼을때 그는 다시 고아원을 시작하고 사랑의 교육을 몸소 실현하였으나 반년도 못돼 걷어치우게 되었으니 또한 실패였다.
그는 이상적 학교를 꿈꾸며 인간에 내재하고있는 사랑의 능력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그의 생애중에 한때 성공한듯한 이 학교는 각지에서 경학오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의 부하 두 사람의 반목으로 결국 문을 닫고 노이호프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는 시련과 역경속에 결국 실패를 거듭한 셈이다.
그러나 인간속에 내재하는 무한한 사랑의 능력을 신뢰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알고 인간을 사랑할수있는 능력을 키워주려는 교육이념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사랑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갔을 뿐이다. 그는『하느님이없는 인간은 사랑이없는 인간이다. 사랑도 하느님도 지니지못한 인간을 인간이라 할수 있겠는가!』했다. 이숭고한 사랑의 교육이 비록 그가사업은 실패했어도 그는 여전히 가장 위대한 교육자의 한사 람임을 의심할수 없게한다.
사랑은 언제나 이렇게 현세생활의 순례조건에서 실천돼야한다. 사랑은 어떤 감각적 욕구의 충족이나 감정적인 밝은 자세만은 아닌것같다. 사랑이 또한 항시 감미로운 행복이나 정의적인 희열을 주거나 찬란한 기쁨을 주는것으로만 생각할수도 없다. 사랑은 진정으로 이웃에 구원을 위한 선익을 주려는 굳은 의지때문에 받는 시련을 오히려 기쁘게 수용하는 마음의 풍요로움일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역설적인 의미를 지닌 시련을 즐거움(로마서5..3)、 요지부도의 희망(로마서5..5) 하느님안의 삶이 초대하는 기쁨(묵시록7..17)이기에 사업에는 실패한 페스탈로찌의 삶이 스승 페스탈로찌의 영광이되었던것이 아닐까. 사랑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않는 사람들이 활개치는 새하늘 새땅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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