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전 수상이었던 네루는 그의 스승 간디를 회고하면서『그는 4백년간의 영국식민지치하에서 좌절과 무기력과 실의 속에 깊이 빠진 인도의 청년들이 나아갈 길을 밝힌 한줄기 빛』이라하였다. 굽은 것을 바로 펴고 눌린 자를 쳐들기 위한 그의 강인한 그러나 비폭력의 저항은 막강한 국력의 영국을 당황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가 감옥에 가면 4억 인도국민이 조국을 염려하고 그가 단식하면 넓기만 한 땅, 아직도 언어와 이해가 다른 수많은 부족들은 다툼을 멈추고 조국을 위한 대의를 생각하며 숙연해졌다고 한다.
간디는 작은 키에 가냘픈 몸매였지만 그렇게도「위대한 영혼」이었다. 그는 영국에서 높은 교양과 깊은 학문을 쌓았지만 평생에 전통적인 인도평민의 초라한 복색으로 열하의 밀림과 먼지 이는 먼 길을 다니며 오직 그의 조국 인도와 인도국민을 위해 피눈물을 흘렸다. 그가 버림받은 국민을 바르게 이끌기 위해 동분서주 하던 때 이해와 생각을 달리하던 한 무리로부터 불의의 습격을 받아 죽게 되었다. 그는 죽음에 이르러 그를 해친자를 향해『내 저를 용서한다』하였다. 그가 못 다 한 일들、그토록 바라던 한 맺힌 소망들、그리고 너무나 안타깝게 가야하는 아쉬움들이 이제는 그의『용서 한다』는 마음속에서 다만 한 인간으로 돌아가 인간의 구원이란 사랑의 차원으로 승화되어 간 것 같다.
용서는 인간의 모든 어리석음과 나약과 부족함의 자연적 한계를 넘어서서 초자연적 완성과 충일의 가치에로 이어가는 사랑의 징검다리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끝없이 용서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용서가 무능하고 유약한자의 현실도피거나 악을 방임하는 묵인의 비겁함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참으로 용기 있는 자의 큰 사랑의 표현이다.
우리는「오류」와「오류를 범한 자」를 구별한다. 그리고 인간의 비참과 나약함을 보라보며 일곱 번의 일흔 번을 사용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용서는 열려있는 마음이요 진정한 화해라 할 수 있다. 화해는 새로운 관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용서합니다. 그러나 더 이상의 관계를 갖지 맙시다』『용서 합니다 그러나 그 일만은 잊을 수 없읍니다』하는 거짓 징표를 화해라 할 수는 없다. 『죄 없는 자 먼저 돌로 치라』하는 주님 앞에 누구도 돌을 들 수 없는 인간! 그러나 또한 거룩한 주님의 모습을 달은 인간의 깊은 내면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새로운 눈으로 보며 그리스도적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신뢰하는 화해는 깊이 인간을 이해하는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용서하는 사랑인 것이다.
형벌과 치욕의 십자가는 인류 사이에 새롭고 영원한 피의계약을 맺을 수 있게 하였고 사랑과 화해의 제사로 구원과 승리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는 심판자이기보다는 용서 받아야 할 자이다. 용서받아야 할 사람이 용서 못 할일이 있겠는가! 심판은 완전자 이신 하느님께 돌리자.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내성 할 줄 아는 유일한 존재다. 이역사의 한전환기에 그리고 이한해가 저물고 있는 세모에 역사 앞에 책임을 전가하는 자기 과신자가 되기보다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책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용서를 비는 밤에 메시아의 탄생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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