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80년 1월 1일 제13회 세계평화의 날을 맞아 「眞理는 平和의 힘」을 새해의 주제로 선정하고 본보 前號에 게재한 바와 같은 장문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평화의 메시지는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매년 1월 1일을 세계평화의 날로 책정하고 평화달성을 위한 그 해의 목표주제를 설정해 온지 이미 13년째의 메시지인 것이다 그간 매년마다 평화와 正義 평화와 사랑 평화와 自由 등등 다양한 주제를 제시해왔다. 금년의 주제는 평화와 眞理와의 관계를 신학적 사목적 세계적 차원에서 매우 깊고 높은 격조의 내용을 담은 메시지로 느껴진다. 80년대를 맞이하는 금년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복병이 세계 도처에 잠재하고있는 상황과 또 오늘의 인류가 거짓과 불신과 폭력의 亂流속에 휘말리고있는 실망을 아울러 고려해볼때 平和와 眞理를 주제로한 새해 교황 메시지는 참으로 時宜에 적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교황은 메시지 가운데 『그리스도의 복음은 평화의 복음이며 복음적 평화의 추진력이 되는것은 진리』 라고 말하면서 『진리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평화의 추진력이되고 반대로 온갖 형태와 영역의 非眞理는 전쟁의 원인이 된다』는것을 지적했다. 그리스도는 제자들과의 고별이 입박했을때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요한14ㆍ27) 고 자신이 평화자체이심을 명시하여 그리스도의 말씀이 곧 평화의 복음이 되는것이고 또 같은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14ㆍ6) 라고 선언하여 예수의 평화는 예수의 진리와 직결된다는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진리는 평화의 힘이라는 命題는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 되는것이다. 여기서 교황메시지의 정신을 우리가 실생활로 옮기기위해 메시지의 중요한 내용을 몇가지로 간추려 보겠다.
첫째로 『진리를 평화의 힘으로써 증진 시킨다는 것은 비록 선한 목적을 위해서라도 허위의 무기를 쓰지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인내롭고 과감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고 역설하면서 『불성실과 의심과 의혹이 지배할때에는 평화가 위협을 당한다』 고 지적했다. 이 항목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들인 우리는 과연 진리를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고 있는가. 또 진리에 대해서 불성실하거나 의심하는일은 없는가에 대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겠는가. 세상 사람들이 우리 신자 개개인에 대해서 또는 교회자체에 대해 믿어주지않거나 의심을 가질대에는 우리는 이미 그리스도의 진리에 불충실했다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교황메시지는 거짓과 폭력과의 관계에 대해 『폭력은 거짓 가운데서 번창하고 또 거짓을 필요로한다』고 말하면서 『오늘의 군비경쟁의 존재부터가 이미 평화공존을 내세우는 여러선언들이 허위와 위선이란 의혹을 충분히 사고도 남는다』 고 확언했다. 이것은 금년 새해벽두에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사실 하나만으로서도 넉넉히 증명된다. 이는 60년대 이래 이른바 동서데탕트란 화해의 좋은 허울밑에서 약소국을 침략하는 제국주의적 毒牙를 갈고 있었던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바야흐로 세계대전의 폭발 가능성을 야기하고 있는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이 해의 교황메시지는 실로 시대의 커다란 징조를 꿰뚫어보는 선견지명이 있었고 또한 이에 대한 일대경종을 울렸다고 볼수있다.
이뿐만 아니라 오늘의 세태는 모든일에 있어서 진리에 따르는 평화적인 방법보다는 권력이나 물리적인 힘으로 처리하려는 행동방식이 편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점에 대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항상 사랑안에서 진리에 입각하여 평화적인 행동방식을 취할것을 최고의 기중으로 삼아야 하겠다.
끝으로 교황은 『성실하고 부단히 대화를 갖겠다는 각오가 없이는 평화가 없다』 고 지적하면서 『진리가 바로 대화를 요구하며, 또 지리는 평화를 달성하는데 불가결한 수단인 대화를 견실하게 만들어준다』 고 부언했다. 이것은 평화를 위해서는 대화를 통한 화해의 길을 따라야 하며, 도 대하의 길은 사랑과 진리와 공동선의 3대요소를 충족해야하겠으므로 평화와 진리와 대화는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은 명백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자개개인이나 공동체로서나 제도적 교회로서나 사회와 교회안에서 보다 차원높은 복음적 대화의 증대를 위해 배전의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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