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2월 24일 31명의 영세자 탄생…주님! 이제 당신께 비오니 그들에게 당신의 전능으로 그들로 하여금 사랑과 겸허한자 되게 해주소서. 이제 조그만 결실을 놓고 진심으로 천주께 통회하나이다.
오직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하는 기도만으로 성스런 교리임무에 일했읍니다. 당신의 사랑으로 그들 모두가 당신의 사랑스런 자녀되게 도와주소서. 이 모든 말씀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내가 감히 교리를 담당해 보겠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매주 미사 후 성세교리가 언제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하느님 십자가르 짊어질 일꾼을 빨리 선택해주소서』 하고 기도하곤 했는데… 부활절도 지나고 7월도 지나고 8월. 『하느님 제가 그 십자가를 져도 괜찮을까요?』 한번 이런 생각을 한후 자나깨나 그 생각뿐이었다.
오랫동안 성당에 열심히 나오고 나보다도 더욱 신앙심이 깊은 많은 분들이 세례를 안받았다는것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백성, 하는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정말 안타까왔다. 「시드니」 한인천주교회는 본당 신부님 (꼴롬반신학대학 학장) 이 호주분이 시므로 한국말을 무척 잘하시고 모든 미사와 대화는 한국말로 잘해주시지만 교리를 전담하기는 곤란하므로 그동안 이재문 수녀님을 비롯, 평신도교사가 많은 영세자를 탄생시켰었다.
아빠가 1년간의 회장임기를 다하고 새 사목위원회가 구성되고 있을 무렵 조용히 용기를 내어 뜻을 밝혔다. 신부님께서는 『베로니까의 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 교리를 배웁니다.』 하시면서 내게 큰 임무를 주셨다. 나는 정말 열심히 가르쳤다. 그리고 모든 예비신자들도. 미국에 계시는 金 로사씨, 서울에계시는 우 마리아씨, 이재문 수녀님, 함 베드로 수녀님, 그리고 손 수녀님. (3년전 수색성당에서 나를 영세시켜주신 분)
신앙심과 사랑이 극진하신 이분들이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이번 교리지도는 내가 했다기보다 손 수녀님이 하셨다고 보는게 옳겠다. 그 온화하시고 열심이시던 모습, 내게 겸허를 배워주시고 복음의 의무를 일깨워주신 분 - 교리가 끝나면 조용히 내미는 손 (책을 빌려주시고는 했다) 한번도 그때의 그 모습을 잊은 적은 없다.
하느님 오직 비오니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그리고 그동안의 모든 기도가 『사심없이 기도하는 이』의 기도가 되게해 주소서. 아멘.
1979년 12월 25일 교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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