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톨릭대학 신학부와 광주 대건 신학대학에서는 지난22일에 80학년도 신입생 및 편입생합격자를 발표하였다. 우선 사제의 길로 나아가는 관문에 들어서게 된 합격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뜻을 표해 마지않는다.
그리스도께서「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을 버리고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16:24)고 하셨고 또 택함을 받아 예수를 따르려면 아버지의 장사지내는 일 조차도 죽으니(다르니)에게 맡겨야 하고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루가9:51-62)고 하신 바 대신학교 입학의 길은 같은 소명조건을 전적으로 승복하는 자기포기의 길이다
또 그리스도께서는「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습니다.」(마태22:14)라고 하신바 사제의 길은 하느님의 특별하신 성소의 은혜를 받지 않으면 이 관문에 들어서기조차 어려울 일이다.
이렇게 볼 때 대학에 입학할 학력이나 자질이 있다 고해서 그리도 신자학생이라고 해서 아무나 대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다른 일반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비하여 대신학교입학은 보다 높은 의미와 중요성을 갖는 것이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리하여 합격의 영예를 차지한 신입생 편입생들은 물론이고 이 길을 지망하는 젊은이들도 다 같이 영원한 성교회와 하느님의 구제 사업에 직결되는 소중하고도 귀한 존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본보는 이미 지난 호에 보도한바 있으나 이번의 양 대신학교 입시결과를 보면 그냥 간과해서는 아니 될 몇 가지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응시율이 작년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즉 양대 신학교 정원이 모두 1백15명인데 총지원자수는 작년도에 1백18명이었던 것이 금년에는 2백46명으로 늘어나 평균 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대신학교사상 초유의 일이며 교회의 장래를 위해 메우. 흐뭇한 일이다.
또 금년도는 편입생수가 작년의 3배로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즉 대학이나 초급대학 이상의 졸업자 및 대학1년 이상 수료자의 대신학교편입학생수가 작년의 11명에서 올해는 31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만큼 성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신학대학의 우위성이 보다 더 높아져 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 또한 교회와 신학대학의 장래를 위해 크게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으로 신학대학 응시 재수생 지원자 및 합격자가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양대 신학교는 작년까지만 해도 재수생의 숫자가 소수였는데 금년에는 편입생지원자를 제외한 지원자 총수 215명중 25.6%에 해당하는 55명이 재수생이었으며 작년도 불합격자 67명중 80%가 재수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사제성소에 뜻을 둔 학생들이 중도하차를 하지 않고 꾸준히 대신학교 응시를 위해 정진해온 것이며 또한 각 교구에서도 이들의 성소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나아가서 금년도의 지원자 및 합격 자중에는 평소가톨릭 학생회나 예비신학생모임 등에서 성소피정이나 세미나 연구모임 등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은 각 교구마다 2~3년 전부터 획기적인 방법으로 성소피정이나 세미나 교육 등을 실시하여 능동적으로 성소발굴을 시도해온 결과라고 해야 할 것이며 따라서 이들 방법을 통해서 성소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관리하기만 하면 사제성소는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라는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당국이나 신학대학 당국에서는 전술한 바와 같은 고무적이고도 발전적인 현상에 자족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째로 사제에로의 관문이 좁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사제성소에 나아가고 있는 상태에서 사제성소에 나아가고자하는 대신학교 지망생들이 모집정원의 탓으로 문이 좁아 입학하지 못하여 끝내는 모처럼의 성소의 은혜를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케해서는 아니 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대신학교의 정원을 최대한 늘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로, 성소의 관심과 의식이 고조가 되어가고있는 상태에서 사제성소에 나아가려는 장래의 많은 지망생들이나 최초응시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로 하여금 일관된 소명의식으로 더욱 정진케하여 중도포기를 하지 않고 끝내는 모두가 대신학교입학의 영예를 차지할 수 있게끔 더욱 획기적인 성소관리방안을 모색하여야 하며 성소자원을 유실하지 않도록 특별한 배려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
셋째로, 대신학교 지원율이 대폭 증세가 날로 발전하는 마당에 대신학교의 문을 크게 여는 방안도 간주해야 한다. 만일 대신학교 교육의 특수성과 규모면에서 또는 그밖에 무슨 사유 등으로 현재의 양대 신학교 정원을 더 이상 늘일 수 없다면 다른 방도를 강구해서라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대신학교 지망생들의 사제성소에의 길을 막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풍성한 성소자원을 모두 거두어 돌일 차비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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