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을 해볼까 한다. 나는 시골본당을 편애한다. 시골본당 취재를 잡을 때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짐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시골본당을 찾는 길에는 까칠한 취재원을 만나 박대를 당할 필요도 없고, 머리를 굴릴 일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아름다운 도심의 본당공동체들도 많다. 하지만 이번만 잠시 접어두고 시골본당 이야기를 하려하니 부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시골본당에 대한 편애는 성당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 시작된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뭐,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문을 열자마자 콧구멍으로 느껴지는 인심부터가 묘하게 끌린다.
한술 뜨고 가라고 주는 밥은 어떠한가. 공동체가 먹는 찬에 숟가락 하나 얻는 셈이지만, 이것을 먹기 시작하면 시골본당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아니,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어쩌면 진정한 본당공동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느낌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평화의 인사를 건넬 때 몇몇을 제외하고는 눈인사도 제대로 맞추지 않는 본당과는 받는 이미지부터가 확연히 다르다.
사제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평신도가 그러하고, 평신도들과 일상을 함께 보내는 사제가 그러하다. 안부를 물을 필요도 없이 서로의 속사정을 다 알고, 농을 건네고 웃어버리고 마는 모습이 그러하다.
시골에서의 여유가 사람을 그리 만든다. 여유는 객(客)들에게까지 ‘환대’로 작용한다. 환대받은 객들은 마음 속 보이지 않는 선물을 안고 삶을 살아간다.
사순의 40일이 끝이 났다. 죽음의 무덤을 열고 나온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살아나심을 우리는 진심으로 환대한다. 공동체는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여러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부활을 살아가는 법을 고민해야한다. 예수님이 바라는 부활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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