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니 우리 본당에도 낯선 얼굴들이 한두명씩 미사 때마다 눈에 띤다. 분명히 휴가를 와서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일 것이다.
나는 언제나 그런 신자들을 만날 때마다 매우 반가움을 느끼고 따뜻하게 인사라도 한마디 건네주려고 한다.
왜냐하면 언젠가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몇해전 휠체어장애인인 남편과 함께 장거리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주일이 닥쳤는데, 그 당시만해도 많은 교회들이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솔직히 남편과 함께 낯선 곳에서 미사를 봉헌한다는 것이 망설여지고 고민스러울 뿐이었다.
물론 봉당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받기 쉽겠지만 정말 전혀 모르는 곳에서 성당을 찾는다는 것이 무척 두려웠다.
남편과 함께 기도하면서 가까운 성당을 찾아갔고, 뜻밖에도 고마운 형제님들의 도움으로 미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눌때도 은근히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는 그곳 신자들을 보며 우리가 모두 한형제라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피서지에서 혹시나 귀찮아서 낯설어서 인근본당을 찾아가기가 망설여지는 신자들이 있다면 불편함, 걱정들을 접어두고 한번 찾아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곳에는 사랑이 있고, 모두 한형제 한가족이라는 소중한 체험을 안고 돌아올 수 있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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