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내가 주일학교 다닐 땐 여름방학이 되며 으례 성당마당이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공놀이 하는 아이들, 땅 따먹기 하는 아이들…. 마당 한 구석에 놓인 농구대 근처에도 항상 농구하는 아이들로 붐볐다. 그렇게 한 바탕 뛰고 나서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물싸움으로 식히곤 했다.
아이들, 선생님, 신부님 할 것 없이 모두 한데 어울려 뛰곤했었는데, 요즘은 주일날 성당에 가면 그 때 그 아이들 대신 자동차들을 맞아들이고 있는 마당을 발견하곤 한다.
이제 아이들은 성당마당 대신에 오락실, PC방, 노래방 등에서 소중한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그곳엔 어울림도 없고, 웃음도 없다. 어두운 공간에 자극과 승부욕만 있을 뿐이다.
나는 가끔 성당 마당에 농구대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탁구대랑 배구공 같은 것도 준비돼 있어 성당에 왔을 때 항상 뛰노는 아이들과 가끔 본당 신부님, 수녀님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가끔 아이들 장난에 물벼락을 맞더라도 본당의 어른들도 가끔 양복이 아닌 청바지에 T셔츠 차림으로 머리에 노란물 들인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또 얼마나 흐뭇할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열려있는 성당을 만들고, 주일학교 아이들은 친구들을 성당에 데려와서 함께 어울릴 수 있다면, 성당마당에 계시는 성모님과 예수님께서 그 장면을 보고 웃음짓지 않을까? 조용한 성당, 깨끗한 성당이 아닌 떠들석한 성당, 살아있는 하느님의 집이 되기를 바래본다. 자동차가 아닌 아이들을 맞이하고 싶은 성당마당의 바램이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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