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100여만명이 젊은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로마의 8월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으로 생각된다. 본행사가 시작된 8월 15일은 성모승천대축일이자 청년들의 대희년이기도 하다.
흔히들 청소년에 대해 말할 때 그들은 우리의 「미래」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미래일 뿐인가. 아니 오히려 그들은 그 자체로서 우리 사회와 교회의 오늘이요 현재이다. 성숙을 위해 유보된 존재가 아니라 오늘 이 시점 이 자리에 서 이쓴 오늘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의 꿈과 이상은 미래에 실현될 것을 기대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에 충실하게 실천되고 실현돼야 하는 현재의 존재인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개막식에서 모든 젊은이들이 어떤 기쁨과 고통 속에서도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것을 포기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 과연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날 젊은이들은 극도의 과학주의, 물질주의, 이기적이고 현세적인 질서의 유혹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서 교황은 청년대회 담화문을 통해 우리들에게 「새 천년의 성인(聖人)」이 되라고 권고하고 있다. 과연 현재의 세상 속에서 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에 교황은 「가능하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구세주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로마에 모인 전세계 100만여명의 젊은이들은 20일 폐막미사를 끝으로 새 천년 첫 대회의 막을 내린다. 폐막과 함께 이들 젊은이들은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가슴 속에 품고 각자 자신의 고국으로 지역교회로 돌아갈 것이다.
청년대회가 갖는 참된 의미는 바로 거기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다』(요한 1,14)는 성서의 말씀이자 이번 대회의 주제처럼 사람이 되신 말씀은 우리가 기쁨에 환호하든, 고통 속에 신음하든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젊은이들은 체험할 것이며 그 체험은 자신들의 삶터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바탕이 될 것이다.
로마에서 대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다른 모든 젊은이들은 영적으로 이들과 일치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침 한국에서도 360여명의 한국 대표단이 로마를 순례하고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있다. 젊은이들이 참으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면 세상의 불의와 악은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며 참된 생명의 문화, 사랑의 문화가 건설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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