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철부지 시절 우정을 쌓아온 친구들끼리 만나는 모임이 하나있다.
바로 대구 삼덕본당 주일학교 모임이다. 성당을 놀이터삼아 뛰놀고 산간학교, 주잏학교에서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이 어느새 다들 중년이 됐지만 그때의 우정으로 오늘까지 어어져오는 만남이다.
우리들의 모임이 시작된 건 주일학교 친구인 이성구 신부가 사제품을 받던 날부터다. 친구 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모임을 만든 우리들은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가 이신부가 유학을 다녀온 뒤 다시 활기를 띠며 자주 만나게 됐다.
덕분에 20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까지 모두 다 서로 소식을 전하게 됐고 남편 혹은 부인을 따라서 모임에 함께한 사람들까지 30명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어느새 허물없는 친구가 됐다.
이같은 우리들이 다시한번 우정을 모았다. 로마유학 후 평화방송에서 편성제작일을 하고 있는 이신부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됐다.
친구 신부는 한사코 자동차가 필요없다고 했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는 장마철 비가 쏟아질 때 모습을 생각해 보니 염려도 되고 방송일을 하다보면 바쁜일도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들은 친구 신부 몰래 자동차 한 대를 선물하기로 했다.
혹시 돈이 넘쳐나서 자동차를 사주나라고 하겠지만 그런건 절대 아니다. 친구들 30명이 1인당 만원씩 내서 48개월 할부로 산 것이다.
요즘 중년의 위기니, 가정의 어려움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이렇게 순수하고 건강한 신앙 안에서 모이다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절로 만들어진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신앙인으로 열심히 살고있는 친구들, 서로의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할 줄 알고 또 어려울 때 늘 함께 해주는 주일학교 친구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 든든하다.
나를 가장 편하게 대해주고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만날 수 있고 조금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도 이해해주는 만남이 바로 주일학교 친구들과의 만남이다. 그래서 난 요즘 이 친구들 덕분에 사는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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