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선교는 낯설고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아치에스가 끝난 후 레지오 단원들은 가두선교를 나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성모님의 군인은 복종을 해야 하므로 우리는 읍내 장터 복판으로 갔다. 선교지를 들고 서서 가두선교에는 재주가 없다는 실없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죽이다가 가게를 찾아 유인물을 재빨리 돌린 후 성당으로 돌아가니 연로하신 분들은 가두선교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고 계셨다. 성모님은 기도부대를 동원시켰지만 한 사람도 잡지 못하였다.
지난 성탄절에 세례를 받은 부부가 그랬다. 성당에 다니고 싶었지만 몇 해 동안 방법을 알 수 없었다고. 국도변에서 식당 개업을 한 지 얼마 안 된 부부는 5, 6년 전 대구에 살 때부터 성당에 나가고 싶었단다. 친정과 시댁은 불도와 미신이 하도 심하여 종교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굳히다가 큰 굿을 한 얼마 뒤 공장에 불이 나 모든 걸 다 날리고는 밑바닥에서 식당을 시작하며 다시는 굿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딸이 교우와 결혼하고 사돈의 권유로 더욱 천주교에 관심이 갔지만 성당이 어디 있는지도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마음만 있다가 손님으로 온 분들이 밥상 앞에서 성호를 긋는 것을 본 자매님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예비신자 교리반에 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영업집이라 목요일 저녁이면 성당에 가기 위해 문을 일찍 닫아야 했고 종업원도 들락거려 어려움이 커서 9월부터 방문교리를 시작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되고 성탄절 세례 받는 날, 사돈과 딸과 사위, 손자와 아들은 포항에서 축하하러 와주었다. 은총이 가득한 날이었다.
주님은 그렇게 양을 찾아내셨고 오랜 부부의 열망은 이루어졌다. 형제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예수님의 진짜 사랑을 붙잡았다.
꽉 붙잡을 양을 찾아나서는 가두선교, 군인답지 않게 내겐 여전히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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