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나주 현상과 관련해 공지문을 발표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교황청 신앙교리성과 광주대교구의 입장과 견해가 같다는 점이다. 5월 1일자 교구장 명의의 공지문은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승인을 얻어 발표한 것이 특징이다.
김 대주교는 공지문에서 “나주 현상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이미 교구가 내린 결정 사항이나 일련의 공지문에 전혀 변화가 없다”며 “소위 나주 현상이라는 이 문제와 관련해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는 유일한 주무 부처인 교황청의 신앙교리성과 직접 접촉하고 있음을 한국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밝힌다”고 말했다.
그동안 광주대교구는 여러 차례에 걸쳐 공지문과 교령을 발표하며 ‘나주 현상’에 대해 사목적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 1998년 전임 윤공희 대주교의 공지문을 비롯해 최창무 대주교의 공지문과 교령이 발표됐다. 이를 통해 나주 윤 율리아와 관련된 사건들이 참된 그리스도교 신심과는 연관성이 없음을 분명히 전하고 사적인 장소에서의 미사와 전례, 성사 집전 등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일부 신자들은 교회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했으며 심지어 “조만간 바티칸 당국이 나주 윤 율리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승인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까지 나돌았다.
여러 차례에 걸쳐 분명하게 교구의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해 교황청 신앙교리성을 방문해 나주와 관련한 교황청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어 나주 현상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교구장 사목 공지문 발표 승인 요청서를 교황청 신앙교리성에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3월 30일 서신에서 나주 현상에 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앙교리성은 서신에서 “소위 기적의 사례들이라고 신앙교리성에 보내온 자료들은 참된 그리스도교 신심과는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교도권에 대한 순명은 가톨릭 신앙의 근본이요 핵심이다. 이러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권위의 기초인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신앙인들은 순명의 정신으로 이러한 사목적 조치를 받아들이고 따라야 한다.
나주 문제는 한국교회의 큰 아픔이다. 이번 김희중 대주교의 공지문 발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화해의 성사로 거듭나 화합과 일치의 축복을 누릴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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