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머니는 두 딸에게 편지를 하나씩 주셨다.
팔순 넘은 어머니가 무슨 은밀한 사연일까 싶어 돌아오는 차안에서 편지를 뜯었다.
우리 자매는 서로 편지를 바꾸어 보곤 아무 말을 못했다.
어머니는 젊엇을 때 딸들에게 잘 해주지 못하고 사살(야단)만 많이해 미안하다고 쓰셨는데 아주 구체적이었다. 콧등이 시큰해지는 딸들에게의 사과후 아무개가 일부러 아이를 안가진다는게 무슨 말이냐는 사연은 같았다.
결혼한지 5년이 넘은 아무개가 환경 때문에 아기를 가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으신 모양이었다. 그 얘기는 나도 충격을 삭이지 못하던 터였다.
지금도 심각할 정도로 생태계가 파괴된 환경문제가 앞으로 좋아질 전망은 없고 사람 못살 세상이 되겠기에 자식을 안가지기로 했다는 거였다.
생태계가 파괴된 세상에서 살라고 무책임하게 자식을 낳는 것은 잔인한 노릇이라는 주장이었다.
현대인치고 환경에 관심 안가진 사람은 없을터인데 환경살리기 운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오죽해야 그렇게 극단적이고 절망적인 결심을 했을까 싶으면서도 두렵다. 일부의 더 젊은 세대는 연애는 좋아도 결혼은 싫다라고 말한다.
『생명을 창조하신 분은 인간의 능력이 끝나는 곳에 존재한다』라는 내 믿음과 강변은 그들의 가슴을 두드리지 못하고 공허하게 되돌아올 뿐이다.
돈 혹은 편리가 하느님이던 자본주의 사회가 저 각각 자기들이 하느님인 세상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젊었을 때 자식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하는 노모의 모정과 환경 때문에 자식을 안가지겠다는 이 시대의 모정(?)을 성모님은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실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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