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화로에/재가 식어지면/빈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엷은 조름에 겨운/늙으신 아버지는/짚 베개를 돋아 고이 쉬는곳/그곳이 차마/꿈엔들 잊히랴- 詩人은 故鄕을 그리는 에트랑제의 鄕愁를 이렇게 읊고있다. 故鄕- 인간에게 만약 이것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삭막해질까. 어릴적의 갖가지 추억들도, 또 항상 우리를 휘잡고있는 마음의 안식처도 하루 아침에 사라지게 되지않겠는가.
▲그래서인지 故鄕을 찾는 마음、그것은 이 엄청난 불경기에도 변함이 없었다. 지난해보다 숫적으로 현저히 불어들었다곤 하지만 그래도 조상전래의 명절을 고향에서 맞으려는 歸省人波는 대단했던 모양이다. 하기야 이처럼 어려운 때일수록 故鄕의 부모를 찾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일런지도 모른다. 그것은 삶이 힘들면 힘들수록 자식을 객지로 보낸 노부모의 마음은 더욱 아파올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귀향에의 기대와 준비、그리고 거기 다각종 入試까지 겹쳐 사람의 마음은 한결 들뜨기 마련이다. 그런데 한가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은 교회의 출판물보급주일이 하필이면 이 기간중에 끼어있다는사실이다. 歸省열차나 버스안에서 한권의 信心서적을 권하라는 것인지-도시 이해하기 힘든다.
▲人間事가 아무리 重要하다고해도 救靈만큼 重且大한 일이 있느냐고 한다면 할말이 없다. 그러나 金剛山도 食後景이란 말이 있듯이 아무리 훌륭한 일이라 하더라도 생활주변에 임든일이 닥친다면 그일은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이는 그사람의 信心을 나무라기에앞서 이것이 어쩔수없는 人間的屬性이아니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책을 찾는 독서계절과는 동떨어진채 한창 入試다 舊正이다해서 정신없는철에 책을 읽으라는 처사는 어딘가 이상하다.
▲이는 한마디로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교회가 부르짖고있는 현대 적응과도 거리가 먼 처사이다. 출판물보급주일 변경은 주교회의에서도 논의된 바 있으나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하고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를 굳이 반대할 이유를 찾기 힘든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모두가 近視眼的 자세에서 벗어나 하느님나라 확장、그리고 우리의 信心을 다지기위해 우리가 진정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해답은 自明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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