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성령 세미나 붐이 한창이다. 성령운동의 반대자로 자처하며 그 모순성과 불합리성을 들어 비판을 일삼아오던 내가 성령쇄신 운동의 지도신부단에 들게 되다니, 성령의 역사하심도 실로 아이러니컬하다. 지도신부가 되었다고 하니까 어떤 사람은 내가 성령운동에 미친줄안다. 어떻게 생각하거나 나는 이 운동 자체는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운 운동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나는 이 운동에 참여하기 이전에 가지고 있던 비판의 내용들을 취소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본래의 정신대로 돌아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본과 글을 통해서 누차 신랄하게 비평을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다 사람들이 있어 부득이 이 지면을 이용하여 다시 한 번 바람직한 성령쇄신 운동을 촉구하고자한다.
우선 이 운동이 제대로 발전되고 말썽이 없기 위해서는 모든 신부님들이 이 운동의 취지와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겠다. 소문이나 글을 통해서 알고 있는 상식가지고는 올바르게 지도할 수도 없거니와 아무런 비평도 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그 다음엔 성령쇄신 봉사자들의 신앙심 그 이전에 인격과 교양이 문제인 것 같다. 지식과 학벌이 훌륭한 인격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배운 것도 시원치 않고 신앙심도 깊지 않은 사람이 어쩌다 한순간의 감상과 흥분에 열광을 한 나머지 자칭 봉사자라고 날뛸 때 문제는 아주 복잡 미묘해지기 마련이다. 집에도 안 들어가고 종일토록 성령운동에만 헌신한다. 고해서 천당에 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이는 남편과 이혼을 하는 일이 있어도 성령봉사회에는 빠질 수 없다고까지 하는데 이런 행위는 이미 비정상적인 것이며 오히려 그네들 말대로 구마 (EXORCISM) 가 필요한사람이다. 驅魔란 말이 나왔으니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성령 세례식때 소위 구마경이란 것을 하는데 이것 또한 가관이다. 『주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사탄아 물러가라! 예수 나자레노에게로 가라』고 호봉(?)을 치면서 안수를 받는 사람의 어깨와 가슴을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봉사자가 있다. 호통소리에 깜짝 놀란 순진한 소녀가 기겁을 해서 정신없이 우는걸. 봤다.
또 어떤 정신착란증 환자를 마귀에 들렸다고 단정해 버리고 구마식을 하는데 여기서 또한 아연실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머리채를 휘어잡고 흔들어대면서 요동을 치며 따귀를 갈기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조용히 기도하면서 주님께 맡기는 지혜가 아쉽다.
봉사자들끼리 똘똘 뭉치는 것 가지는 좋았으나 지나치리만큼 철저히 배타적인 그룹이 있다. 다른 사람이 끼면 기도가 안 된다면서 기도를 포기한단다. 치유의 기도를 해주고 한밑천 잡으려는 엄청난 신성모독을 고발해 오는 경우도 있다. 단위 기도회 봉사자들이 제각기 내세우는 주장이 또한 한심하다. 자기네들의 강사 선생이 제일 잘났다는 것이다. 다른데 가면 별 볼일 없으니 자기네들한테로 오라는 것이다 다른 봉사 팀을 악선전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들일까…? 「山기도」 란 말이 어쩐지 듣기 거북하다했더니 그게 바로 돈 우려내는 수단이었단다. 성령세미나 참가비도 없애야 되겠다. 또한 소위 감사헌금도 강요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야말로 돈 없는 사람은 육신의 양식도 굶지만 영혼의 양식마저 굶기게 할 수야 없지 않은가…? 대중성을 띠고 있는 신심운동에 돈이 전제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본다.
끝으로 이러한 비평들이 서로를 헐뜯는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끝>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