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 주변에서는「불도저」란 말이 즐겨 사용된 적이 있었다. 「불도저 社長」에서「불도저 市長」「불도저 長官」등등 특정한 직함뒤에 붙여 흔히 사용된 「불도저」란 말뜻은 패기있고 박력있는 사람의 대명사처럼 여겨져왔다. 앞뒤 가리지않고 헐어부수고 四通八方으로 길을 뚫는 가하면 맡은 일을 저돌적으로 밀고나갈 때 곧잘 이「불도저」란 칭호를 붙여주곤했다.
▲이 경우 그에게 붙여진 칭호는 박진감 넘치는 추진력을 특히 강조하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이 일이 이루어지기까지 그 이면에 묻혀진 숱한 사람들의 피눈물나는 희생은 아예 도외시돼왔다. 오직 겉으로 드러난 번드레한 결과만이 重視해왔던 것이다. 건축물이나 성곽의 案造등 눈에 보이는 大役事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버릇은 인간들이 지닌 하나의 屬性인지도 모른다. 진시황의 만리장성이나 희랍의 화려한 神殿은 말할 것도 없고 國內 기록에도 이러한 例는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東西古今의 이러한 大役事에서 우리는 한가지 共通點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이런 類의 役事가 풍부한 國力과 백성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하고있지 않았을 경우 그것은 오히려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커녕 더큰 부작용만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백성들의 원성속에 통치자의 허욕만으로 강행된 役事는 民心을 멀리하는 결과만을 가져왔던 역사적 기록을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튼튼한 國力을 배경으로 하고 참으로 백성의 편에서, 인류의 평화와 복리를 위한 役事만이 후세에 까지 찬연히 빛난다는 사실을 歷史는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도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때 聖殿건립 경력이 크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는것같다. 물론 힘든 사목생활중에서 신자들로 하여금 성전건립에 온힘을 쏟을수있게 하기까지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을것이고, 이러한 점에서 그분들의 업적은 높이 평가될만하다할것이다. 그러나 성전건립에 있어서 그 힘든 일을 해낸과정도 역시 중요하긴 하겠지만, 이것만이 업적평가의 기중이 돼서는 곤란할것이다
▲이 경우 평가의 기준은 하느님을 모시고 또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할 또하나의 거점을 이룩했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성전건립 그 自體가 복음전파를 위해 얼마나 필요했고 또 실제로 이 일에 새 성전이 얼마나 기여할수 있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外形보다는 內寶에서 평가기준을 찾아야한다는 말이다. 오늘날 처럼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듯 수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銅像을 다시 세우고, 市廳청사를 헐고 다시 짓겠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제발 우리교회에서는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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