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말은 眞珠알이 되고 미운 말은 뱀이 된다.』어릴 때 어머님께서 유난히 말재간이 있다는 나에게 잠자리에서 들려주시던 말씀이다. 그때 나는 진주라는 것이 뭣인지를 몰라도 귀하고 비싼 寶石이라는 이라는 느낌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번번이 내가 아름다운 말을 어서 배워서 내입 술에서 진주알이 졸졸 쏟아지면 얼마나 신날까…그 대신 내가 미운 말을 해서 뱀이 입속에서 기어 나오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겁을 먹던 일이 있었다.
어쩌다 나는 記者生活을 하면서 쓰는 것보다는 말하는 생활로 바쁘게 됐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인수 없으나 70년대 초반에서부터 근 10여 년을 정신없이 불려 다녔다. 적든 크든 모임에서의 나는 한 번도 그 추억을 잊은 적이 없다.
그러니까 웃기고 울리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 속에서도 내 말이 진주알이 되기를 기도하곤 했다.
내가 말품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말이란 生命이 있는 生物이라고 느낀다. 평소엔 마치 공기와 같이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가도 가끔 말 때문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대할 때마다 말이란 空氣정도가 아니라 一酸化炭素보다도 무서운 毒이라는 것을 실감하곤 한다.
그와 밤대로 연설이 끝나 신나는 박수를 받을 때면 생각은 정반대이다. 해변의 신선한 공기보다도 더 상쾌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말은 진주알보다 뱀이 되었을 때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부드럽고 다정한 이야기를 들을 때보다는 가시 있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 아픔, 이제 말품을 하면 할수록 어떻게 남에게 상처를 덜 주는, 가시가 없는 말들을 할 수 있을까가 머릿속에 꽉 차버린다.
말이란「아 해서 다르고 어 해서 다르다」고 예분들은 잘도 가르쳤다. 말이란 자기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이지만 깊이 생각하면 말은 즉 자기 자신을 그대로 나타내는 거동같은것이다. 미우면 미운대로 고우면 고운대로 비춰질 거울을 바라볼때면 언제나 자신 없는 미운얼굴의 자기를 발견 한다.
다행이 최근 같은 직업 같은 교우로부터 공동번역인 큼직한 성서한권을 선물 받았다 받기가 무섭게 내가 찾기 시작한 것은 어렴풋이 기억나는 잠언의 몇 구절이었다. 「부드러운 혀는 생명의 나무요 ××한 혀는 영혼에 상처를 준다.」-국민 학교 때 읽었던 잠언이었는데 당최 뒷글귀가 생각이 안 난다 이럴 때는 따뜻한 애정이 깃든 말은 얼마나 큰 힘을 아겨주는지 모른다는 그런 뜻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때문에 「부드러운 혀는 생명의 나무요」라는 구절을 되풀이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곤 했다.
그 구절 하나를 찾기 위해 두적은 수많은 잠언 속에서는 눈에 뜨일 만큼 말ㆍ혀ㆍ입술이 나열되어 있다.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열기시작하면서부터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움직이는 입, 입술, 혀들의 중요함을 옛 성인들은 이미 알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다. 성서 구절구절에 들어가 있는 이 귀중한 단어들을 읽으며 옛사람의 예지에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지금까지는 청파동 본당주임 이신 김춘수 신부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번 부터는 가톨릭저널리스트 클럽회장이며 한국소비자 연맹회장이신 정광모씨께서 집필해주시겠습니다. <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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