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 하여라」 (마르고16ㆍ15)는 사명이 그리스도로부터 우리 교회에 부여되었다. 그리고 그 복음의 내용은 곧 성서 안에 보존되어있다. 그 복음은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여져야 하고, 또 신자 자신들에게는 생활 안에서 행해져야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계시헌장은 교회생활안의 성경이란 제목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성경은 하느님의 영감에 의해 모든 시대를 위하여 단 한번 기록된 것으로서 하느님자신의 말씀을 변치 않게 전하며 예언자들과 사도들의 말 가운데 성신의 말소리를 반영시킨다. 그러므로 교회의 모든 설교는 그리스도교 자체와 마찬가지로 성경의 힘으로 자라고 지배를 받아야한다. 사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경 안에서 당신 자녀들을 언제나 친절히 만나주시고 그들과 말씀을 나누신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 대해서는 지탱과 힘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신생활의 깨끗하고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힘과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 (6장21)
이와 같이 성서의 중요성을 더 없이 강조하면서 계시헌장은 끝으로 『성경을 읽고 연구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이 빨리 전파되고 현양되며 교회에 맡겨진 보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더 충만케 하여야 하겠다』 (계시21)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까지 교회에서 일반신도들에 있어서는 성서공부에 대해서 등한히 해왔다. 즉 성서는 성직자나 수도자들만이 연구할 것이고 평신도들은 예비자 교리서과정을 마치고 영세한 후에는 가톨릭기도서 한권을 들고 미사에만 참례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으로 여기고 성서를 읽거나 공부하는데 는 별로 강조하거나 권장하는 일이 없었던 것이 과거의 실정이었다.
이는 지극히 성스러운 성서를 함부로 자의 해석하는 따위의 위험성을 방지하는데 그 원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서를 모르고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격으로서 맹목적 전교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제2차바티깐공의회를 계기로 과거의 성전(聖傳) 위주의 경향에서 성경중시의 방향으로 일대전환이 이루어졌음은 교회발전과 세계복음화를 위해 획기적인 결정이었다. 그 후 한국교회에도 성서공부의 필요성이 점차로 의식화되고 현대어로 새로 번역된 성서가 출간되고 이어서 성서의 보급이 급격히 이루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성서를 공부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서울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원에서 도입한 「성서모임」 의 성서공부운동은 그 공부의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 매우 정확하고 효율적인 것으로 정평이나 있다
이 성서운동은 77년부터 체계적으로 시작되어 지금은 전 교구에 걸쳐 확산의 일로를 걷고 있어 한국교회에 정착된 상황에 이르고 있다. 본사조사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주교좌인 명동성당을 비롯하여 모두 67개 본당에서 1천여 명의 신자가 구약의 창세기와 출애굽기 신약의 마르고와 요한복음을 공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 부산 원주 안동 인천 수원 제주도의 각 교구에서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 성서공부운동은 지난 72년부터 대학생을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진행되어 오다가 최근에는 일반신도들 사이에 크게 확산되어가고 있다. 각 본당별로 또는 여러 신심단체별로 연령층에 구별 없이 어머니 그룹, 어버이 그룹, 할머니 할아버지 그룹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그 성과는 실로 괄목할만하다
이 운동이 신자들에게 가져온 변화로서는「신앙적으로 성숙하는 것」「가정의 보다 나은 친목과 이웃사랑의 실천」「수동적이고 평면적인 신앙생활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생활로의 변화」 등이 지적되고 있기도 하다. 성 아우구스띠노는 『믿기위해 알아야하고 또 알기위해 믿어야한다』 는 명언을 남기고 있다. 하느님에 대한 교리를 믿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져 있는 성서를 아는 길밖에 없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늦게나마 오늘의 한국교회내의 이와 같은 성서공부의 기운이 활발한 것은 참으로 성령의 새로운 바람으로 받아들여진다.
끝으로 한가지 소망스러운 것은 이 운동이 급격히 확산 됨으로써 나머지 현재 성서에 대한 기초적 해설서가 미비하고 또 성서공부를 위한 봉사자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특별한 방법을 연구해야 하겠다. 관계제위의 오늘날까지의 노고에 치하를 드리는 동시에 앞날의 가일층의 노력에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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