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의 첫해 부활축일을 맞이하여 교회제현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축하하는 바이다. 우리는 지나간 四旬간의 통회와 보속을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또 그 고난에 참여하는 체험을 하였다. 그리고 오늘은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을 성대히 축하하게 되었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부활축하의 크기와 깊이가 아직은 미흡한 느낌이 없지않다. 그것은 한국이 아직도 그리스도교국가가 아닌 선교지역을 면치 못하고 있는 환경의 낫도 있지만 또한 우리의 부활신앙이 뿌리깊지 못한데도 기인하는것 같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리스도 교신앙의 핵심이고 복음의 중심이 됨은 두말할 여지도없다.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그기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면 우리의 가르침이 헛된것이고 우리의 믿음도 헛될수밖에 없다.
(Ⅰ고15ㆍ14)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죽음으로부터 다시 살아나셔서 부활하신 첫사람이 되셨기때문에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이도 그리스도의 죽음과 함께 죽고 그리스도의 부활과 함께 부활하게되는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부활하신 것과 같이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우리도 종말의 날에 부활할것은 명백한 일이다.이것이 우리의 부활신앙의 근간인 것이다.그리스도교는 죽은자를 믿는 종교가 아니라 산자를믿는 종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십자가상에서 죽고마신 그리스도가 아니라 죽으셨다가 사흘만에 부활하셨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살아 현존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다. 따라서 우리의 부활신앙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생활에 참여함으로써 생활화된다. 그것은 곧 다음의 몇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Ⅰ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우리에게새로운 생명즉 영원한 삶으로 부활할 수 있는 생명을 부여하셨고 우리는 세례를 받을때 성령으로 인하여 그리스도의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는다. 이 생명이 점차로 자라서 완성의 시기에 부활하게 될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세함으로써 이미 부활의 새생명의 씨앗이 싹텄다고 할수있다. 이 싹을 잘가꾸어주고 보호하는 분이 곧 우리안에 역사하시는 성령이시다. 우리는 이 성령의 역사하심을 확신하고 자각하고 또 각자의 양심안에서 성령에 귀를 기울이고 항시 잠잠히 묻고 듣고해야 한다.
Ⅱ 이웃을 사랑하는데 최대의 관심을 가져야한다. 이웃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선언한 사도 요한의 말씀과 같이 하느님사랑과 이웃사랑은 표리일체의 하나인 것이다.
특히 가난하고 억압당하고 고통받는 이웃, 가장 보잘것 없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베푸는 것이 곧 주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동일한것이다. 초대교회의 신도들이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소유로 내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각자의 필요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주었다는 사실이 (사도3ㆍ42-45) 바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된것이다.
Ⅲ 진리와 정의와 평화, 특히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수호하는데 있어서 자기를 희생하면서 헌신적인 노력을 할때 진실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것이고 또 그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산상설교 진복팔단의 가르침은 하느님나라의 기본조건이요 이것을 위해서 박해를 받아 자신이 희생당할때야 말로 예수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는것이 될것이다.
Ⅵ 그리스도께서 수난전날 저녁에 다음과 같이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한 사실은 우리에게 대한 절대적인 명제인 것이다.
『아버지 모두 하나가 되게해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안에 있는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안에있게 해주십시오…그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되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17ㆍ21-23)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인간은 하느님과 화해하여 일치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인간과 인간들이 서로 화해하여 일치할 수 있게 되었다.분열에서 일치로넘어가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부활로 넘어가는 빠스카의 신비에 속하는 것이다.그러므로 교회는 하느님과 인류, 인류상호간의 일치를 이룩하는 성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모두가 이 부활절을 맞이하녀 먼저 교회안의 모든 이들사이에 일치되는 모습을 세상에 증거하는데 각별한 각오와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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