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발표한 79년 12월 31일 현재 한국가톨릭 교세통계표에 의하면 지난 한해동안 5만6천4백5명의 신도가 늘어나 4.5%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총 신도수는 1백24만6천2백68명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지난 한해동안 신자 21명이 겨우1명을 전교한 것이 되고 따라서 신자 백명 중 4.5명만이 한사람씩을 전교한 셈이 된다. 또 신자의 증가율이 예년 비해 약간 상승하기는 했으나 만일 지난해와 같은 추세로 교세가 증가해 간다면 우리의 당면목표인 2백만의 신자화는 80년대 말경에야 가능할 것 같은 요원한 전망이다.
그리고 80년대 말에 가서 우리의 교세가 2백만에 도달하였다하더라도 인구 증가율을 감안한다면 총인구對 신도수의 비율은 현재의 3.3%에서 약간 웃도는 3.8%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오늘의 한국교회는 선교 2백주년인 1984년을 눈앞에 두고 선교에 주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추세와 전망으로는 지난해 레지오마리에가 발의한 바 있는 선교2백주년에 2백만의 신자화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한 매우 어려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복음 선교가 교회의 근본적인 소명임에도 우리의 교세나 교세증가율을 보면 아직도 한국가톨릭은 이 본질 소명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해도 관원이 아니다. 1974년 10월 로마에서의 시노두스 최종회의에서『우리는 모든 인류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교회의 본연의 사명이요 제일가는 사명임을 재확인하고자하는 바 이라는 성명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당신들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기뿐 소식을 선포하시오』 (마르고16ㆍ15) 라고 하신 말씀과『만일 내가 기쁜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면 내게 앙화가 미칠 것이다』 (고린전9ㆍ16) 라고 말한 성 바오로와 우리 교회는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지상명령과 과제를 망각한 감이 없지 않다.
그리고 제2차 바티깐공의회 이후 교회는 정적인 자세에서 탈피하여 진리인 계시와 교회의 보편성 이외의 가변적인 사항에 있어서는 대혁신을 이룩하여 현대세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세상과의 대화를 촉진하고 전 인류의 구원을 위해 적극적인 봉사에로 자세를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이리하여 오늘의 교회는 일순일각 변동해가는 현대사회 안에서 그 어느 누구도 안일한 자세로는 복음을 선포하고 선교의 사명을 다할 수 없는 시대에 처해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의 선교실태는 성직자와 소수신도들을 제외하고는 전교에 대한 열성과 관심이 지극히 희박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한 해 동안 4.5%의 신자증가율을 보였다는 사실은 바로 1백 명의 신도중 4ㆍ5명만이 1명씩을 전교했다는 것을 임증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렇게 볼 때 1년、365일 동안 한사람도 전교하지 못한 신도수가 1백만을 넘게 추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이다. 이러한 선교 실태는 정적이고 소극적이며 폐쇄적이고 비대 화적이며 신앙의 희열도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동상과 같은 신 자상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해 주는 것이라 하지않을수 없다.
우리가 진실로 자각하고 쇄신하고 대화하고 일치하는 교회상을 이룩했다면、그리고 참으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공동체를 이룩했다면、또 신앙이 희열에 넘쳐 복음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주님에게 응답했다면、어찌하여 일 년 내내 한사람의 예비자도 교회로 인도할 수 없었단 말인 가고 묻지 않을 수 없다 . 그 많은 선교의 황금어장안에서 이 선교의 소명을 외면하고 우리는 하느님을 위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그러면서도 우리가 그리스도인들이라고 자처해 왔음이 심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한국교회는 수많은 신앙의 조상들의 피로 얼룩진 신앙의 유산을 전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날과 같은 이러한 무성의한 신자상으로 어떻게 신앙이 조상들의 후예라고 자처할 수 있으며 또 이러한 선교실태 하에서 무슨 면목으로 순교선열들의 영혼 앞에 선교2백주년을 기념할 수 있을 것인가를 자문해볼때 심히 부끄러운 일이다.
1년간 신도 개개인이 기필코 한사람씩을 전교한다면 우리 이 교세는 쉽게 배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고 아니면 두 명의 신도가 한사람을 전교하여도 쉽사리 50만 이상의 신도가 늘어날 수 있음을 생각할 때 모든 신도가 일치、분발한다면 선교2백주년에 2백만의 신자화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의욕과 열성과 투철한 사명감에 좌우되는 것이다.
만인에게 타당한 진리성과 보편성을 보유한 우리교회가 교세면에서 이토록 열세하고 답보상태에 있다는 것은 복음전파의 의무가 있는 우리들의 탓이라는 것을 깊이 자성해야한다.
또 복음전파를 위해 교회당국에서도 사목면에 있어서 보다 더 선교면에 역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모든 신도들도 전교방법에 있어서 갠대 개인의 전교방식도 효과적이지만 황금어장에서의 전교방식은 공동체대 공동체의 큰 그물을 펴는 방식이 더욱 바람직하다. 어쨌든 우리는 선교 2백주년에 기필코 2백만의 신자화를 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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