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의 화공약품 및 의약품들을 혼합한 에델류의 마취제를 대형 주사기에 뽑아 넣었다. 다시 잘 밀봉된 상자속에 한마리의 강아지를 가둔다음 약간의 주사액을 뿜어넣고 상자속의 반응을 살폈다. 오분이 경과하도록 상자속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조용하기만 했다. 다시 상자의 뚜껑을 여는순간 난 환성을 질렀다.
『뭐가 어떻게 되었어요?』
『보면 알잖아?』
『어머 강아지가 죽었네요?』
『죽은게 아니라 자고 있는거야. 이젠 한번의 실험만 더하면 모든것은 끝나는 것이다』
『또 무엇을 하시려는 거예요? 제발 그만 하세요』
『당신은 염려할게없어. 십분후에 방문만 활짝 열어두면 되는거야』 『네. 그런데 무슨짓을 하시려고?』
『괜찮아、염려할게 없대도』
난 다시 천정을 향해 약간의 주사액을 내어뿜었다.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스치며 지나는 순간 난 몽롱한 꿈속으로 빠져 들어간 것이다. 몽롱한 꿈길속에서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 소리는 마치 먼곳으로부터 흘러오는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려왔던 것이다. 싸늘한 감촉이 전신을 스며왔다.
『나좀、나좀 일으켜줘. 성공、성공이다. 확률 백프로의 성공이다』
『성공이고 뭐고 도대체 어떻게 된거예요? 이젠 무서워서 소름이 끼쳐요』
『내언젠가 당신에게 얘기했듯이 멀지않은날 난 영원히 당신곁을 떠나게 될거야. 이제부터는 내인생을 망쳐놓은 원수들을 향해 피를 뿜는 복수가 시작될테니까. 당신은 단단히 마음을 도사려야 돼』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는거예요?』
『하지만 당신을 안고 죽지는 않을테니까 걱정하지않아도돼. 이제 본사에서 다녀갔으니 수일내로 경찰관이 오지않겠나?휭령죄를 모면할수가 없어. 난그렇게 추한일로 옥고의 쓴잔을 마시긴 죽기보다싫은거야. 이왕 갈바이면 내가 죽어도 눈을 감지못할 그원수들을 모조리 죽이고 가는거야. 난 그일을 추진하기 위해 오늘을 살아왔고 이렇게 완전무결한 마취약을 만들어낸거야. 난 그들이 헛바닥을자르고 그들의 심장을뽑아 한토막도 남김없이 뜯어먹고 말것이다』
『자기는 왜 그런말씀만 하세요? 본사의 빚때문이라면 저에게 약간의 돈은 있읍니다. 그리고 재고를 반납하게되면 빚은 무난히 갚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연후에 다시 재기하는거예요. 아직도 늦지않았어요. 우린 아직 젊었잖아요?그리고 정식으로 경찰에 도난신고를 내세요. 아울러 은행을 상대로 피해보상소송도 제기하구요. 거액을 대출하면서 신원도 학인하지않고 통장만 내어민다고 선뜻 내어준단 말입니까. 은행에서 책임을 져야할일입니다. 잃어버린 재산을찾으세요. 다는 찾지못한다 하더라도 반이라도 찾아야 되지 않겠어요.』
『당신은 아직 나를 잘못알고 있었군. 내가 죽음에 직면한 궁지에 몰렸기로서니 가냘픈 연인의 힘을빌어위기를 모면할것같은가? 그리고 도난신고도 낼수가없어. 신고를낸다고하자. 찾을수있을것같은가?설사 찾을수 있다고 하더라도 난 신고를할수가없어. 감정으로는 죽이고 말것이다. 하지만 그녀 역시 나와같은 피해자에 지나지 않으니까….』
『어째 그가 피해자라는 거예요?』
『내 원수 계명성에 의해서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거야. 또 피해를 입지않았다 하더라도 난 그를 정죄할수가 없어. 진심으로 내가 그를 사랑했었기에、그는 비록 날 배반했다 하더라도 난 그를 배신할수가없어. 그에게 고통을 안겨 줄수가 없단말이다. 오직 그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랄뿐이지. 그렇지않다면 내가 한인간을 사랑했다는 의의가 어디에 있겠는가? 내게 원한이 있다면 오직 계명성을 향한、지울수없는피맺힌 한이 있을뿐이다. 이젠 나의 심정을 다소는 이해할 수가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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