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꽃소식과 함께 낡아온 아빠의 편지―『이제 교육을 마치고 돌아가면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교호에 나가리라…』나는 이런 남편의 편지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 읽으면서도 정말 남편이 주님 품으로 돌아올 것인가 선뜻 믿어지지 않았다. 결혼 후 남편의 완강한 반대속에서도 틈틈이 교리를 남편을 하느님께 인도하려고 했다. 솔직히 말해 남편을 위해서라기보다 거칠고 불량한 남편의 성질을 돌리기 위한 권유였었다. 그러나 날 이 갈수록 남편은 타락의 길을 걸었다. 나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남편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내조를 해야 하는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매일 술에 만취하고 난폭해지는 남편의 행동을 감당하기엔 나의 몸도 마음도 너무나 연약했다. 생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밖에 들지 않았지만 죄 없는 두 어린아이들을 위해 남편이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주님께 하염없이 간구했다. 그러나 지금껏 참고 노력해온 것 모두가 허사이며 불가능한 일 이라는것을 깨닫고 남편과 헤어질 것을 결심하게 됐다. 그런데 우연히 신자인 한 실비아씨를 알게 됐고 가톨릭교리상 이혼은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 임을 새삼 깨우치게됐다. 그때부터 나는 진심으로 주님의 뒤를 따라살며 이 가정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할 것인가、아니면 주님을 거역하며 이혼을 감행할 것인가를 며칠을 두고 고통과 같등속을 헤맸다. 어느 날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께서는『언젠가 남편의 마음에 변화가 있을것』이라고 조용히 말씀하시며『그때까지 굳게 마음먹고 이 시련을 이겨내라』고 용기를 북돋워주었다. 나는 다시삶의 방향을 잡고 하느님께 기도하는생활을 계속했다. 얼마 후 남편은 3개월간의 교육을 떠났다. 이때부터 나는 남편에게 회신 없는 편지를 계속 보내며 남편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는 한편 하느님께 남편이 가정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께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정말 간곡히 기도드리고 매달렸다. 교육이 다 끝나갈 무렵 하느님의 은총덕택에 그렇게 반응이 없던 남편으로부터「지난날의 잘못에 용서를 청하며 교회의 나가겠다.」는 회신이 왔다. 결혼 후 10여 년을 살아오는 동안 처음으로 느껴보는 기쁨에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아직 믿음이 약하고 주님의 뜻대로 살지못하는 나를 한걸음 굳센 신앙에의 길로 인도하신 주님! 남편 또한 주님의 은총으로 굳센 믿음을 갖게 하소서.
송 유안리나·원주시 단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