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근원이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따먹지 말라는 과실을 원조 아담과 예와가 한번 따 먹었다고 해서 모든 인류에게 미치는 원죄를 선고하신 것은 아닐 것이다. 기고병사(飢苦病死)를 모르는 꿈의 동산 에덴낙원에서 무엇이 부족해서 하느님과 인간사이에 맺어진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큰 죄를 범하고도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시키려고 예와는 뱀에게 책임을 전가했고 아담은 예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양심을 속이고 솔직한 자백을 하지않는 그들의 소행이 너무도 섭섭했고 또 카인이 아벨은 죽이고도 하느님의 물음에「내가 그를 지키는 사람입니까」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 아비도 아들도 똑같이 교만해서 솔직한 백을 하지 않는 그들의 소행이 하느님의 진노를 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인류역사 속에 뿌리박힌 원죄의 흐름은 구세주를 맞이하는 바리사이들에게서 또다시 재연되는 것 같다. 구세주를 영접해야할 당시의 식자층인 그들이 교만에 빠져서 솔직한 자백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사사건건 구원사업을 방해 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죄를 대속하시려고 자신을 십자가의 제물로 바치시는 그리스도께서도 그들만은 그대로 묵과 할 수 없어서 이 위선자들을 독사의 족속들이라고 힐책하신 것이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겸손하고 얼마나 솔직한가? 부부사이에 사소한 알력이 생겼을 때라도 한마디의 솔직한 자백으로 서로 웃고 더욱 화목이 돈독해질 수 있는 것을 번연이 알면서도 그 한마디를 내뱉을 용기와 아량이 없어서 냉각기를 두고 화해의 무드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사례가 허다하지 않는가. 오늘날 모든 종교와 언론들이 가정에 충실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내가 정에 하느님의 평화를 정착 시킬 수 있을까. 사도 바오로께서는 나는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 모든 장애물을 다 버렸고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기고 (필립보서 3장8절) 있다고 그때의 솔직한 심중을 술회하였는데、과연 우리들은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또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얼마나 버렸을까? 남자라고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고 여자라고 응고 집을 버리지 못하자 각자 자신의 큰 결점을 버리지 못하고 주님을 맞이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버리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하고 기도를 되풀이하지만 아버지께서도 그 뜻을 이루시고자 하시나 여건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님께서 나를 찾아오시어 문 앞에 서서 녹크를 하시는데 내가정안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할 사정이 있다면 그것은 내집안에서 내가져야할 십자가를 기피하는 탓일 것이다.
내가 자연을 보호하면서 자연이 나를 보호하듯이 내가 가져야 할 십자가를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고 간다면 마침내 십자가는 나를 지고 천국으로 들어 갈 것이 아닌가. 내가정을 성화시키지 못하고 내 집 안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어디에 가서 누구에게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 신앙의 근거지가 바로 내 가정이고 복음의 생활화를 이루는 곳이 바로 내가 정이고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인 복음을 만민에게 전해야할 공작본부가 바로 내 가정인 것이다. 내가 정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진리와 자비와 사랑이 이웃에 넘쳐 흘러갈 때에 미소 짓는 눈매의 그리스도를 내가정안에 모실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다 내 가정안에 최상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리스도에게 응답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행복은 얻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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