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다고 하여 여러 방면에서 많은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정부에서도 각계의 지도적인 인사들과 좋은 의견을 모아 대책을 강구하리라고는 믿지만 문제는 그렇게 안이하지 않은것 같다. 그런데 사실은 청소년 문제가 어제 오늘에 비로소 일어난 것도 아닌데 좀 더 일찍부터 진지한 연구를 하지 못한 것은 마치 불이나니까 놀라서 소방서에 전화를 거는 것과도 같은 인상을 주는 바가 없지도 않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좀 더 미리부터 예방적인 조처가 필요하지 않았던가 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너무 전문적인 견해를 제시할 수는 없으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청소년문제를 전적으로 청소년으로만 국한하여 관찰하려는데 큰 맹점이 있는 것이 아닌가한다. 청소년은 바로 우리가정、우리학교 우리사회의 청소년이지 결코 떨어져서 독립되어있는 존재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성인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우리사회는 존재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청소년문제를 생갈할때 우리자신들과 우리가 벌려놓은 이 사회의 현실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것이다. 청소년과 성인층을 대립적으로 상정(想定)해놓고 우리는 마치 성자(聖者)이기라도 한양 청소년의 비행이나 범죄를 질책하는 것은 비건설적인 태도가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성인세대들이 각자 인격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들도 인격의 주제라는 것을 망각하여서는 아니된다. 인격이라고 하는 것은 자율(自律)의 능력과 양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청소년들도 스스로 자기행위를 올바르게 통제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또 가슴속에서 속삭이는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만 우리가 확실히 인정한다면 취해야할 대책은 거의 분명하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즉 우리는 사회의 현실을 올바르게 재정비하고 성인사회를 지배하는 인생관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 더욱 간단한 말로 표현할 수도 있다. 사회에는 언제나 정의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과 불의와 부패와 약육강식이 용인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근원적인 문제가 도외시 된 채 청소년만을 질책하는 것은 유효한 선도 책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마디 첨가해야 할 것은 청소년들에 대한 엄벌주의나 과도한 강압은 가끔 역효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설득하고 애정을 표시하고、때로는 무엇인가 소위 대용만족(代用滿足)을 제공하는데 까지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여기서 대용만족을 제공하라고 하지만 사실 청소년들에게는 금지해야 할 것도 있는 동시에 무엇인가 제공하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그들도 자율 하는 능력이 있고 양심을 간직하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청소년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어야 할 서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을 선도하는 가장 효과 있는 방도가 된다는 것이 나의 확신이다.
특히 요즘 민주화의 추세에 따라 학원의 자율화가 문교방침으로 되어있음은 우리가 다 아는 바와 같다. 실로 자율이라고 하는 것은 인류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며 또 인류의 역사를 향상 발전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결코 백치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