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우리교회 내에서는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모습들이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음을 본다.
광주 민중항쟁으로 불의의 재난을 당한 우리 이웃들을 위하여 전국 교구에서 기도하며 극기와 단식 특별헌금 희생자 위령미사 헌혈운동 9일기도의 봉헌 등등 다양하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하면 특정본당에서는 신자들이 1인1품씩 값진 물건을 본당에 기증하고 이를 본 당내 전체신자가 한 가지씩 구입토록 하는 바자회를 열어 불우이웃을 돕고 있으며 또한 특정교구에서는 불우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고자 대규모의 시립희망원을 인수운영하고 있는가 하면 나환자들을 위해 자선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교회나 모든 계층에서 사랑의 실천의욕이 상승하고 있는 현상들을 볼 수 있었으며 사랑의 성령이 현실적으로 교회안에 작용하고 있음을 더욱 실감케 한다.
지금까지도 사랑을 실천해 왔지만 광주 사태후의 우리교회는 기도와 물질 면에서 거교회적으로 사랑의 열도를 집중한 점이 종래에 볼 수 없었던 일이며 녹기의 바자회 통해서 불우이웃을 도운 사례는 남도 돕고 자신도 돕는다는 식의 이색적인 방법이었다는 점에서 역시전례에 없었던 일이며 교구의 재정 운영상 감당해 낼 여력이 없으면서도 그리고 예상되는 모든 어려움을 감안하면서도 불구자 103명 정신이상자 297명 정신박약자 20명 결핵환자 44명 노인 15명 맹인 16명 간질환자 22명 걸인 116명 등 모두 633명의 불우이웃이 수용되어있는 국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시립희망원의 운영을 수임한 것은 말로만 불우이웃을 돕자는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우리의 요긴한 것을 나누어 對사회적인 사랑을 적극 실천하고자 하는 교구적인 의지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일찍이 전례에 보지 못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나환자들을 돕기 위해 2천여 명의 많은 청중들의 열띤 호응아래 특정대학의 음악과 교수 및 학생전원의 헌신적인 사랑의 출연으로 자선음악회를 개최한 것은 대학의 교수 및 학생들은 물론 많은 청중이 집단적으로 불우이웃을 의식했다는 점에서 역시 전에 보기 드문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리하여 작금 우리교회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욕이 점차 전 교회적으로 확산 、고조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의 실천 주체도 개개인이나 소그룹 단위에서 집단적이고도 공동체적인 대단위로 응결되어 가고 있으며 사랑실천의 수단 면에서도 물질적인 것 이외에 천부의 재능까지를 동원하고 있다. 그리고 실천 능력 면에서는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가진 것이나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도 요긴함의 나눔과 희생을 통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경지에로 나아가고 있는바 이 모든 현상들은 우리교회의 사랑의 농도와 차원이 점차 높아져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그리스도의 구원사업과 교회의 앞날을 위해 다행한 일이며 우리서로가 격려하고 서로가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수의 신도들이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있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헌신적인 신자들의 사랑의 실천대열을 외면 한 채 생각만의 사랑、입술만의 사랑으로 신자생활을 호도 (糊塗)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아예 나는 가진 것도 없고 그밖에 다른 능력도 없으니 사랑의 실천 의무에서 면제된다고 착각하는 신도들도 없지 않다. 우리 교회는 사랑의 실천에 낙오자가 있어서는 아니 된다. 모든 신도가 사랑의 대열에 함께하여 사랑의 나눔을 확산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이 우리의 본질적이고도 제일 계명이기 때문에도 그러하거니와 우리가 처한 국제ㆍ구내ㆍ사회ㆍ현실 면을 감안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애ㆍ민족애ㆍ인류애가 요청되기 때문이며 인류사회의 모든 불행함의 치유의 원리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진실 그 자체로 바꾸어놓으며 모든 이를 하나 되게 하며 위화감을 없애고 미움을 몰아내며、이기심을 몰아내며、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외식하며、악마와 원수의 마음을 녹이며、진정한 자유와 평화와 정의를 낳는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모든 어려움과 불행도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사랑의 뜨거움을 서로가 나눔으로써만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오늘날 우리들의 사랑실천은 물량적인 면에서의 희생이나 나눔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서 영성적인 사랑을 실천해야 함을 절감한다. 사도 바오로가「내가 비록 재산을 남에게 나누어 준다하더라도 또래가 남을 위해 물속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소용이 없습니다.」(T꼬린또13ㆍ3)고 한 바와 같이 그리스도적인 사랑이 우리의 내면에 깃들여 있어야한다. 그리고 우리의 정신적인 면、품성적인 면에서의 사랑 즉참아주고、친절하고、시기하지 않고、자랑하지 않고、교만하지 않고、무례하지 않고、사심을 품지 않고、성을 태지 않고、앙심을 품지 않고、악을 보고 기뻐하지 않고、진리를 보고 기뻐하고、모든 것을 덮어주고、믿고、바라고、견디어내는 사랑도 아울러 실천해야 함을 추구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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