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드세요. 그동안 먹고싶은것도 많았을 거예요』

『먹고 싶은 것뿐이랴.보고싶고 듣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하지만 이젠 이토록 푸짐한 대접을 받고 보니 아무런 부 족도 난 느끼지 않아.고마와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군.』

『원 당신답지 않은 말씀을』

받으리라는 것은 전혀 생각밖이에게서 이런 대접을 난 한동안을 그녀의 까만 눈동자를 뚫을 듯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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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이 반짝이는 가을하늘엔 벼들의 다소곳한 밀어가 있었고 내일을 바램 하는 우리들의 까만 눈동자엔 행복에의 물결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숙이는 전형적인 여인상이 아닌 비정상형의 여인이군.』

『내가 왜요?』

『아주 표독하고 악랄한 것이 여인의 본성 아닌가? 하긴 속이도 표독하고 악랄한 면이 있긴 하지만…….』

『아니! 내가 왜 표독하고 악랄하다고 하시죠?』

『언제가 사랑은 저작이라고 했잖아? 그와의 사이에 분쟁이 나고 그 사이가 완전히 깨어지도록 염원하며 기다려왔으니…….』

『그래서 후회 하시나요?』

『후회가 아니야. 언젠가 수기가 얘기 했잖아 ? 주인의 밥상을 할고 달아나는 얌전한 똥개와 셰퍼드와의 비교를 보고 하는 소리야』

『그럼 내가 계란말예요?』

『그럼 개지. 개중에서도 아주 사나운개.그건 숙이자신이 얘기 했잖아/』

『뭐라구요?내가 개라면 자기는…….』

『난 사람이지.그건 그렇고 내일은 부산엘 다녀와야 걷어』

『네?』

『한번은 꼭 다녀와야겠어.』

『가지마세요. 가시면 안돼요. 정말 가시면 안 됩니다』

『내가 아우잖아? 아무래도 내가 가야돼.숙이와의 결혼승낙도 받을 겸、승낙만 받으면 바로 결혼하는 거야』

『당신말씀은 고마와요.하지만 형님과의 화해는 천천히 해도 돼요. 당신이 믿고 있는 신、하느님께서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 주실것입니다.그때 화해를 하셔도 늦지 않을겨예요.우리들의 결혼도 그때로 미루고요. 꼭 예식을 치루어야만이 부부가 된다는 이유는 없잖아요? 여기 당신의 서퍼드가 당신의 착실한 아내가 되어드릴께요.정말 부산만은 가지마세요. 스스로 마음을 돌리우고 당신을 찾을 때까지 참으세요.』

『숙이!당신이 날 사랑하듯이 나 또한 당신을 사랑하고있어.당신말대로 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이미 우린 혼자가 아냐 뿐만 아니라 우리라는 어원을 쓰고있잖아?당신은 이미 나의 사랑하는 아내 나의 한 지체란말이다.그런 당신에게 왜 내가 고통을 주려하겠나? 당신의 뜻을 모르는바 는 아니야.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어. 당신은 근래의 내생 활을 통하여 내 심령의 변화를 똑똑히 보아왔지 않은가? 난 한사람의 평범한 인간이 되고싶어.그러기 위해서 난 그들과 화해를 해야돼.성서에 이런 말씀이 있지. 형제와 원수를 맺었거든 먼저 화해하고 제물을 바치라는…….나의 작은 소망을 당신은 들어주지 않겠어?』

『왜 내가 당신의 뜻을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요.왠지 이번에 당신과 헤어지게 돌면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할 것만 같아요. 불길한 생각들을 떨쳐버리려고 애를 써도 그럴수록 더욱더…….』

『숙이! 너무 걱정한지 말아요. 설사 그들과 화해가 이루어지지않는다 하더라도 난 당신 곁으로 돌아올게 반복하는 얘기지만 나의 한지체가 여기 이렇게 기다리고 있음을 잊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