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와 마리아는 신혼부부. 꼭 오누이 같다고 느껴질 만큼 다정한 한 쌍이다.
내가 그들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4월 마지막 일요일. 서울 명동에 있는 성모병원에서였다.
그날 우리들은 환자들을 위해 봉헌되는 미사에 참례하고 있었다. 성모병원에서는 매주일 오전 9시30분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병원 구내에서 미사를 올리고 있는데 나는 그들과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때 나는 교통사고로 이와 입술 언저리를 크게 다쳐 입원하고 있었다.
누구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면 더욱 간절하게 주님을 찾게 마련이고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나와 입원 중인 환자들이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가정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드렸다.
봉헌할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헌금할 돈을 가져가지 않았음을 알고 당황했다.
입원 중에도 미사 참례 할 수 있다는 건만이 기뻐서 환자복 차림으로 서둘다가 빈손으로 간 것이다
생각다 못해 옆자리에 앉은 그들에게 빌려 달라고 했으나 그들도 자기들의 볼만을 준비했다고 해서 나는 예물을 바치지 못했다. 미사가 끝나고 병실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들과 다시 마주쳤다. 병실이 나와 같은 7층에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고 우리들은 같은 신자라는 것 때문에 마치 오래 사귄 사람들처럼 스스럼없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마르코와 마리아는 혼인성사를 받는지 1주일도 안됐다고 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마르코가 아파 병원으로 온 것이다
진단 결과 신장 (공팔)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에도 약간의 이상은 있었으나 그리 심한 증세가 아니어서 약만 복용해 왔는데 이제는 상태가 퍽 나빠진 모양이었다.
신혼 초부터 이들에게 닥친 시련이 남의일 같지가 않았다. 보랏빛 꿈을 간직하고 아기자기하게 내일을 설계할 시기에 소독약 냄새 풍기는 병실에서 투병 생활을 해약하다니….
그처럼 엄청난 시련을 견디어 내기에는 그들이 너무나 젊어 안타깝기만 했다.
나는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모든 것을 주님 뜻에 맡기고 열심히 기도하자』는 말만 했다.
마리아가 내 병실을 찾아 왔을 때 나와 아내는 우리들이 걸어온 길을 들려주고 어떻게든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을 이겨 나가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우리들의 대화는 마르코가 사정이 있어 5일 만에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끊겼지만 그날부터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이 애처로운 신혼부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
나는 퇴원하고 나서 그들이 적어 주고 간 인천의 마르코네 집으로 가끔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 한다.
산태가 좋아졌다고 한때는 내 기분도 상쾌하지만 나빠지고 있다고 들을 땐 마음이 무거워짐을 어쩌랴.
고통을 함께 나눈다? 모두들 말이야 그렇게 하지만 마르코 겪는 고통을 내가 어떻게하지만 마르코가 겪는 고통을 내가 어떻게 맛 분수가 있으며 곁에서 그걸 지켜보는 마리아의 아픈 마음을 내 어찌 만분의 일이나마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마리아가 신앙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령 세미나가 신앙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령 세미나에 참가하고 있다고 전화로 알려 왔을 때 마음속으로 감탄해 마지않았다.
『주여 이 새 가정에 평화의 축복을 보내 주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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