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회장님이 20년 동안 지켜 오셨다는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문혜리 공소.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전경은 우리와는 비할 수 없는 그곳 회장님의 열심이다 또한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가가 드물어 주일학교 어린이라곤 몇 명뿐….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한 마리의 양을 찾아서 헤매셨는데 비록 한 어린이라고 주님께는 소중한 영혼임을 생각하며 우리는 어린이들을 모았다. 그나마 개신교 교회로 모이고 없을 거라는 회장님 사모님 말씀이 있었지만 그래도 30여 명 남짓 모을 수 있었고 우리는 이틀간을 주님의 도우심으로 힘껏 가르쳤다. 계속 내리는 빗속에서도 어린이들은 비닐 포를 둘러쓰고 열심히 나와 주었고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뿌려진 이 미소한 씨앗이 언젠가는 그 들안에서 싹이 틀 수 있는 동기가 돼주기를 주님께 간구하면서 조그만 보람을 느꼈다.
가톨릭신문에서 종종 도시 본당 지원으로 성당을 짓는 등 흐뭇한 소식을 듣는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관심에서는 너무 먼 곳에 있는 외로운 공소들이 많은 어려움을 그들만이 겪고 있다. 한 달에 한두 번 혹은 일 년에 몇 번밖에 신부님을 뵈올 수 없는 안타까움을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한 한 지체요 형제이기에 즐거움도 어려움도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청년들의 도시집중으로 주일학교 선생님마저도 만날 수 없는 공소 어린이들이 애처롭다.
어린이 문제 운운하며 도시에서는 야단이지만 이런 곳의 어린이들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느낌이다. 도시 본당 교사들이 어린이를 사랑하는 진실 한마음으로 방학 동안만이라도 곳곳의 공소 어린이들을 찾아 교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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