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지난 7월 22일자로「특수교회들간의 상호협력과 특히 세계성직자의 보다 나은 분배를 위한 지도적 규범」이란 교서를 반포하여 전 세계의 성직자를 균등재분배할것을 요청하였다. 이는 오늘의 성직자분포가 크게 불균형한 상태에 비추어 시의적절한 획기적 결단이라 하지않을수없다. 교황청 성직자성성이 제시한바에 의하면 먼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미가톨릭신자 10만 명당 사제16명인데 비해 북미(미국ㆍ캐나다)는 1백 명이다. 다음은 전세계가톨릭신자의 45%가 살고 있는 유럽과 북미지역에 세계전체사제의 77ㆍ2%가사목하고있는데 반해 역시 세계전체신자 45%가 살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와 필리핀에는 단지12ㆍ62%의 사제가 활동하고 있다. 또 다음으로 총인구에 대한 사제수의 비율을 보면 유럽은 인구10만 명당 사제37명, 북미는29명인데 비해 아시아지역은 2명, 한국은 3명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사제분포의 심한 불균형은 세계전체의 대국적 사목면에서 볼 때 어떠한 재분배의 조치를 감행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대처한 성청교서의 규범에 따르면 먼저 성직자분배를 위해 각국주교회의는 성직자분배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하고 그 위원회는 산하각교구의 필요와 다른지역교회(외국교회)에 선교사를 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하는것과관할지역내에서의 성직자분배와 다른지역교회를 지원하는 두 가지의 의무를 갖게 된다. 또 주교회의는 성직자의 분배에 관해 전국수도장상연합회와 협의하여「사도직의 힘을 더욱 바람직스럽고 적합하게 분배하는 것」을 제일의사명으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그리고교서는 실행방안의 한 예로서 부유한 교구나 본당이 가난한 교구나 본당과 자매결연하여 물질적 원조나 사제를 제공하도록 제의하고 있다.
위와 같은 세계적 성직자의 분포상황과 한국교회의 그것을 대비해볼 때 한국은 아직도 선교지역을 면치 못한 처지로서 총 인구대비 신자수가 3%에 불과한 까닭으로 신자수와 사제수의 비율은10만 명 대 94명이란 상당한 수준에 있는 것 같으나 사실은 신자수가 절대적으로 적으므로 인한 상대적인 수치에 불과하다. 그것은 서울대교구가 신자수10만 명당 사제수가 81명인데 반해 안동교구가 신 자수 10만 명당 사제우 1백3명의 꼴이 된다는 계산의 모순성에의해 알수있다.한국교회의 사제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또 불균형한 것은 다음의 몇 교구의 통계대비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즉서울대교구가 한본 당당 사제수가 2ㆍ7명, 대구대교구가 2ㆍ5명인데 반해마산교구가 1ㆍ4명, 안동교구가 1ㆍ1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잘나타나고있다.
제2차「바티칸」공의회 이후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전반에 이르는 시기에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에 달하는 많은 수의 사제가 환속하는 위기를 맞이했고 한편으로는 사제성소의 감퇴 또한 현저하게 나타났었다. 그러나 이제는 점차로 안정세를 찾았고 사제성소도 그런대로 증가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일이다. 더욱이 한국교회에서는 사제의 과도기적 환속현상도 그다지 크지 않았고 사제성소가 일시 주춤하던 현상에서다시 금정차 상승의 일로를 걷고 있음은 실로 한국복음화의 장래에 한줄기의 서광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오늘의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하나로서 각교구의 사제분포가 균형을 잃고 있고 또 교구별재정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한국의 교세가 아직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교구를 지나치게 세분한데도 그 원인의 일단이 있겠지만 여하간 당면한 문제로서 사제의 현재적 분포상황이나 사제성소의 지역적 경향을 보더라도 교구별 불균형이 극심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문제에 대해 몇몇 교구내에는 이미시각한 고통을 당하고있으면서도 교구독립체제의 교회법적규제아래서 융통성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고심하던 때였다. 그러므로 금반교황청에서 성직자분배조정의 권한을 각국주교회의에 부여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결단을 내린 것은 참으로 현대교회의 시대적 요청에 부함한것으로서 실로 성령의 역사하심에 따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일대영단이라 할수있을것이다.
우리 한국교회당국도 하루속히 성청의 이 교서를 연구검토하고 각교구의 실정을 면밀히 조사하여 이제까지의 교구별 모든 불균형적 페단을 조정일 소하는데 총력을 집중하기를 촉망하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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