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성당에 자주 놀러가게 되었다. 하루에 두번혹은 그이상 자주가는때도 더러 있었다. 별일이 없으면 성당에서 산다고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것이 이젠 버릇이 되어 신부님 수녀님이 쉬시는 월요일에도 간다. 나혼자만 그런건아니다. 청년회와 동동회(同動會)의 회원 몇사람이 성당에 취미를불이게 됐다. 열심해서 성당에 자주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심해서성당엘 이만큼 자주나갔다면 하느님께 받을상이 한두개가 아닐것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는 개근상에 찬미와 감사생활이 우수했다는 우등상에 부지런하다는 근로상까지. 그외몇가지 상을 추가하여 더주실린지도 모르겠다.
어떤때는 신부님 수녀님 대하기가 미안스러울때가 있다. 매일같이 다 큰사람이 실업자마냥 성당에만 있으니 저렇게해도 먹고사는게 용하다고 생각하실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셔도 무리는 아닐것이다. 일이 바빠서 성당엘 못가는 날이라도 있으면 작업현장에서도 성당에가고픈 생각뿐이다. 최대한으로 일을빨리 마치고 성당에가려다 많은 물건을 파손해서 손해를 본일까지있었다.
우리성당 소강당은 평일에 젊은 사람들의 유일한 휴게실이다. 실내운동장이요 기타교실이요 성가연습장이다. 젊은이들이 기타를 치면서 목청껏 성가를 부르기도하고 어떤때는 대중가요나 심지어는 고고를추며 소란을 피우기도한다. 그래도 우리 인자하신 신부님 수녀님은 한번도 조용히 하라는주의를 주는 일이 결코 없으시다.
그러나 우리 젊은이들이 대중가요나 성가를 부르기 위해서 성당에 오는것은 아니고 기도나 공부를위해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에게 가장인기있는 것은 탁구였다. 하루는 소강당에서 신나게 탁구를 치고는 손을씻고 성당에 들어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한참 감사의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성당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기도를 마치고 나오면서보니 나와 탁구를쳤던 그회원이 열심히 기도하고 있었다. 조금 후에 그가 나오기에 웃으며 무슨기도를 그렇게 열심히 바쳤냐니깐 감사기도를 드렸단다. 우리둘은 그곳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 감사와 찬미의 기도가 우리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들은 처음과는 달리 자주 성당에서 기도하는모습을 볼수 있었다. 탁구대가 우리를성당으로 이끌었고 탁구가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친셈이다.
최근에 들어와서 우링의모임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져가고 있었다.
각자가 성당에서 지나친 소란을피우고 노는것 자체를 재고하고 반성해 본것이다.
탁구를 치기위해 성당에 모이던 사람들이 얼마전부터 그 목적이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강당에서 소란을 피우는이는 별로없고 십자가의길을 바치든가 조용히 공부를 하는게 눈에 띄었다.
나도 생각한바가 있어 요즘은 성당엘 가도 그냥 빈손이 아니다. 가방 하나를 들고 간다. 성경책ㆍ기도서ㆍ성가집2권 그외 몇 권의 볼만한책을 넣어 가지고 간다. 내가 가방을 들고 다니는걸 본 어느 신자 친구가『자네 요즘 채권 장사 하나』하고 웃어댄다. 나에게 어울리지않는 책가방 때문이리라. 조용히 생각해봐도 정말 바람직한일이다. 성경을 읽고 모르는부분을 묻고토론하며서로가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그래서 나는 좀더 열심한 채권장사가 되기위해 가방 하나를 새로산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나의 가방을 다시한번 어루만져본다.
「입교수기」「신앙수기」난은 애독자 여러분의 난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불림을 받고 응답하게된 동기 및 입교하기까지의어려웠거나 즐거웠던 일들이면 무엇이나 됩니다.
또한 오래신앙생활을 하느동안나태해진 신앙생활을 항상새롭게 영위할수 있었던 개개인의 신앙수기이나 교회에 바라고 싶은일 또는 모든신자들이다함께 시정해 나갔으면 하는[제언]이나[독자논단]에도 애독자들의 투고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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